‘-6’…베이징올림픽야구대표팀 ‘24명 엔트리’생존 경쟁

  • 입력 2007년 11월 14일 0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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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호 “베이징 반드시 간다”한국야구대표팀의 일본 오키나와 전지훈련에 참가한 박찬호가 기초체력훈련을 하던 중 잠시 쉬고 있다. 그의 이마에서 흘러내리는 굵은 땀은 야구대표팀의 치열한 주전 경쟁을 대변해 주고 있다. 오키나와=연합뉴스
찬호 “베이징 반드시 간다”
한국야구대표팀의 일본 오키나와 전지훈련에 참가한 박찬호가 기초체력훈련을 하던 중 잠시 쉬고 있다. 그의 이마에서 흘러내리는 굵은 땀은 야구대표팀의 치열한 주전 경쟁을 대변해 주고 있다. 오키나와=연합뉴스
《투수 한기주(KIA)가 포수 조인성(LG)을 향해 힘껏 공을 던지자 타석에 서 있던 김광수(두산) 코치는 미리 쥐고 있던 공을 1루 쪽으로 굴렸다.

재빠르게 달려간 한기주가 공을 잡아 2루에 송구했다.

실제로 주자는 없었지만 1루수 이대호(롯데)가 “아웃∼. 기주, 기주 굿!” 하며 큰소리로 외치자 폭소가 터져 나왔다.》

13일 오전 일본 오키나와 온나손 아카마구장. 한국올림픽야구대표팀 투수들의 번트 수비 연습이 한창이다. 분위기는 부드러웠지만 선수들의 눈빛은 중요한 경기를 치를 때와 다르지 않았다. 강한 자만이 살아남는 ‘정글의 법칙’은 오키나와에서도 예외가 아니기 때문이다.

예비 엔트리 31명 가운데 이미 3명이 빠졌다. 구대성(한화)은 부상 탓에 스스로 불참했지만 박재홍 이진영(이상 SK)은 코나미컵 아시아시리즈 기간 중 “오키나와에 올 필요가 없다”는 통보를 받았다. 구대성 대신 장원삼(현대)이, 박재홍 대신 민병헌(두산)이 합류해 대표팀은 30명이 됐다. 한국야구위원회(KBO) 하일성 사무총장은 “지난해 ‘도하의 굴욕’ 이후 연습 상대의 중요성을 절감해 사상 처음으로 상비군을 만들었다. 장원삼과 민병헌의 발탁은 상비군의 경쟁 유발 효과를 입증한 셈”이라고 말했다.

김경문(두산) 감독이 밝힌 최종 24명 엔트리는 투수 9명, 포수 2명, 내야수 8명, 외야수 5명. 부상에 대비한 예비 포수 1명과 투수 2명을 합치면 총 27명이 대만행 비행기를 탄다.

선수들이 열심히 땀을 흘리지만 금전적인 이득은 별로 없다. 대한체육회에 신청하면 받을 수 있는 훈련 수당은 하루 3만 원. KBO가 최근 격려금 1억 원을 내놨지만 코칭스태프를 포함해 수십 명이 나누면 200만 원 안팎이다. 그래도 끝까지 살아남으려 하는 이유는 프로 선수로서의 ‘명예와 자존심’ 때문이다.

‘잔류 경쟁’에서 외야는 이진영의 탈락으로 5명 모두 남게 됐다. 대만 땅을 못 밟고 집에 와야 하는 선수는 투수 1명, 포수 1명, 내야수 1명이다.

‘주전 경쟁’도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 김 감독은 ‘클린업 트리오’로 3번 우익수 이병규(주니치), 4번 3루수 김동주(두산), 5번 1루수 이대호(롯데)를 내정했고 유격수 박진만(삼성), 2루수 고영민(두산), 중견수 이택근(현대)을 점찍었다. 남은 포지션인 포수와 좌익수, 그리고 지명타자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 감독은 “남은 훈련 기간 중 주전은 바뀔 수 있다. 끝까지 경쟁을 유도하겠다”고 말했다. 대표팀은 14일 상비군과 오키나와에서 첫 평가전을 치른다.



오키나와=이승건 기자 w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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