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두산, 승부는 처음처럼”… 두산 4-0 꺾고 2패뒤 2연승

  • 입력 2007년 10월 27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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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딱이 타자 조동화의 깜짝 홈런SK 조동화(오른쪽)가 1-0으로 앞선 5회 두산 에이스 리오스를 상대로 솔로 홈런을 친 뒤 이광길 주루 코치의 환영을 받으며 3루를 돌고 있다. 조동화는 5시즌 동안 홈런이 단 1개에 불과했지만 한국시리즈 2, 4차전에서 2개의 홈런을 날렸다. 연합뉴스
똑딱이 타자 조동화의 깜짝 홈런
SK 조동화(오른쪽)가 1-0으로 앞선 5회 두산 에이스 리오스를 상대로 솔로 홈런을 친 뒤 이광길 주루 코치의 환영을 받으며 3루를 돌고 있다. 조동화는 5시즌 동안 홈런이 단 1개에 불과했지만 한국시리즈 2, 4차전에서 2개의 홈런을 날렸다. 연합뉴스
잠실벌에 ‘연안부두’가 울려 퍼졌다. 3루의 SK 관중석에서는 1만2000개의 불꽃이 밤하늘을 수놓았다.

26일 열린 한국시리즈 4차전. 2연패에 빠졌던 SK가 2연승을 거두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SK는 홈런 2개를 포함해 포스트시즌 사상 처음으로 2경기 연속 선발 전원 안타를 퍼부으며 두산을 4-0으로 제압했다.

SK의 ‘깜짝 선발’ 김광현은 7과 3분의 1이닝 동안 안타 한 개만 내주며 역대 한국시리즈에서 신인 한 경기 최다인 9개의 삼진을 잡아냈다.

○ 3승 투수 김광현의 재발견

“선발은 예상 못했지만 떨리진 않아요. 지난밤에 푹 잤고요. 편안하게 던질래요.”

경기 전 김광현은 신인답지 않게 여유가 있었다. ‘제2의 류현진(한화)’으로 주목받으며 SK 유니폼을 입었지만 정규 시즌 3승 7패로 기대에 못 미쳤다.

SK 김성근 감독이 4차전 선발로 그를 지명하자 많은 전문가는 두산 에이스 다니엘 리오스가 등판하는 경기라서 포기하는 게 아니냐고 수군댔다.

하지만 시작부터 예상 밖이었다. 김광현은 최고 시속 151km의 빠른 직구와 각도 큰 변화구를 앞세워 삼진 2개를 잡아내며 1회를 마쳤다. 1회 투구 수가 24개로 많은 편이었지만 이닝을 거듭할수록 위력은 더해 갔다. 5회까지 삼진 7개를 솎아 내며 노히트 노런. 데뷔 이후 최고의 투구를 가장 큰 무대에서 보여 준 김광현은 류현진이 경험 못한 한국시리즈 승리 투수가 됐다.

○ 체면 구긴 22승 투수 리오스

리오스는 정규시즌에서 SK를 상대로 4승 1패에 평균자책 0.23의 위력을 과시했다. 5월 2일 첫 등판에선 졌지만 이후 4경기에서 두 차례 완봉승을 포함해 자책점 하나 없이 SK를 농락했다.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리오스에게 0-2 완봉패를 당한 뒤 김성근 감독은 “우리 선수들은 잘했다. 다만 리오스가 정말 잘 던졌을 뿐”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영원한 킬러’는 없었다.

리오스는 1회부터 안타 3개를 맞고 선취점을 내줬다. 2, 4회에도 선두 타자에게 안타를 내줘 위기를 맞았다.

추가점을 내지 못하던 SK는 1-0으로 앞선 5회 리오스를 완전히 무너뜨렸다. 1사 후 조동화와 김재현이 연속 타자 홈런을 터뜨린 것. 2001년 프로 데뷔 이후 통산 홈런이 한 개뿐인 조동화는 2차전에 이어 한국시리즈에서만 홈런 2개를 터뜨렸다. 리오스는 9안타 3실점을 기록한 뒤 5회가 끝나고 교체됐다.

5차전은 27일 오후 2시 잠실구장에서 열린다.

▽한국시리즈 4차전 (SK 2승 2패·잠실)
S K1000210004
두산0000000000
[승]김광현(선발·1승) [패]리오스(선발·1승 1패) [홈]조동화(5회·2호) 김재현(5회·1호·이상 SK)

이승건 기자 why@donga.com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노장들 살아나 좋은 경기”

▽SK 김성근 감독=선발투수인 김광현이 잘했다. SK에 큰 투수가 탄생했다. 또 3, 4, 5번의 노장들이 모처럼 자기 페이스를 찾았다. 김재현도 예전의 김재현으로 돌아왔다. 초반에 대량 득점할 기회가 있었는데 그걸 놓친 것이 김광현에게 긴장감을 불어넣은 것 같다. 리오스에게 약한 것 때문에 오늘 2, 3, 4, 5, 6번을 다 왼손타자로 쓰려고 했지만 박재홍의 타격을 보고 할 수 있겠다 싶어 그대로 나갔다.

“김광현에 완전히 당했다”

▽두산 김경문 감독=상대 투수인 김광현이 잘 던졌고 볼 컨트롤도 좋았다. 오랜만에 김광현을 상대하다 보니 타자들이 당황한 것 같다. 우리 선수들이 상대보다 덜 적극적으로 나왔다. 리오스를 빨리 내린 것은 7차전에 SK와 다시 붙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3점을 뒤엎는 것보다는 1이닝이라도 투구 횟수를 줄여 마지막에 힘을 쓸 기회를 만들기 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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