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녀새 “공주병 걸린 것 같아요”

  • 입력 2007년 10월 3일 0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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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모스크바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끝으로 은퇴할 때까지 출전하는 모든 대회에서 우승하는 것, 그리고 세계기록을 36번 정도 경신하는 것, 그것이 일단 선수로서 제 목표예요.”

3일 대구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2007 대구국제육상대회에 참가하는 장대높이뛰기 챔피언인 ‘미녀 새’ 옐레나 이신바예바(25·러시아·사진)의 목표는 구체적이었다.

2일 숙소인 대구 수성구 인터불고호텔에서 만난 그는 빼어난 미모, 군살 없는 근육질 몸매에 환한 미소까지 갖춘 ‘완벽한 스타’였다. 하지만 그의 세계기록 20차례 경신은 그냥 나온 것이 아니었다. 그가 던지는 말들 속에서 이신바예바가 얼마나 승리를 갈구하는 완벽주의자인지 그대로 드러났다.

이신바예바는 5세 때 기계체조를 시작했다. 하지만 키가 쑥쑥 자라 170cm를 넘어섰고 15세 때 당시 코치의 조언에 따라 장대높이뛰기 선수로 변신했다.

“큰 키로는 체조에서 1등을 할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것이 그 이유다. 현재 이신바예바는 174cm, 65kg.

20여 차례 이어지던 이신바예바의 신기록 행진은 2005년 8월 헬싱키 세계육상선수권 때 5.01m를 끝으로 2년이 넘게 주춤하고 있다. 그는 “2005년 시즌을 끝으로 트레이너, 살고 있는 장소, 도약 테크닉, 장대 등 사실상 모든 것이 다 바뀌었다. 2006년과 올해는 그 새로움에 적응하는 기간, 새로운 도전을 위해 준비하는 과정이다”라고 밝혔다.

또 다른 원인을 꼽자면 라이벌이 없다는 것. 지난달 오사카 세계선수권에서 그는 자기 최고기록에 0.21m나 못 미치는 4.80m의 기록으로도 우승했다.

그의 대구 방문은 지난 대회에 이어 두 번째. 이신바예바는 “대구에 오면 사람들의 환대에 마치 여왕이 된 기분”이라며 “초청만 해 준다면 은퇴할 때까지 매년 오고 싶다”고 말했다.

대구=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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