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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7년 9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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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 시스템은 ‘실패작’으로 판명됐다. 기술국과 기술위원회 사이에 알력이 생겼고 주도권 다툼도 있었다. 강신우 기술국장은 최근 사적인 이유로 사표를 제출했다. 이영무 기술위원장과의 갈등도 사표를 낸 이유 중 하나라고 알려졌다.
또 이 시스템에서 대표팀 감독이 두 번이나 바뀌었다. 본프레레 감독은 월드컵 본선 진출을 이뤘는데도 2005년 8월 자진 사퇴했다. 2006 독일 월드컵 이후 대표팀을 이끌던 핌 베어벡 감독도 아시안컵 부진을 이유로 8월 초 네덜란드로 떠났다.
이용수 KBS 해설위원을 포함한 대부분의 축구 전문가는 기술국장이 기술위원장을 겸임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실무를 맡은 사람이 최종 판단도 해야 시행착오도 줄일 수 있고 책임도 확실하다는 얘기다. 협회 일부 간부와 직원들도 “상근하는 기술국장이 기술위원장을 겸임하는 게 현명한 선택”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런데 협회는 명예 봉사직 위원들이 중심인 기술위원회가 실권을 쥐고 있는 현 체제를 유지하고 기술국을 대폭 강화하는 선에서 개편을 마무리 지을 것으로 보인다. 협회 관계자에 따르면 17세 이하 월드컵 조직위에 파견됐던 인원이 돌아오면 기술국을 강화해 대표팀 지원, 지도자 교육, 유소년 관리, 행정 등 4, 5개 팀으로 세분화해 운영할 예정이다.
유럽이 축구선진국인 이유는 기술국장(혹은 위원장)이 주도권을 가지고 축구와 관련된 모든 업무를 처리하는 시스템이 잘 갖춰졌기 때문이다. 우리처럼 ‘옥상옥(屋上屋·부질없이 덧보태어 하는 일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 체제가 아니다.
‘단일 체제’로 독립적인 업무를 볼 수 있는 기술국이나 기술위원회를 만들지 않는다면 한국축구는 성적이 나쁠 때마다 책임은 회피하고 ‘희생양’ 찾기를 반복할 게 뻔하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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