툭하면 파울… 판정시비… K리그가 멍들고 있다

  • 입력 2007년 9월 5일 03시 00분


‘팔꿈치로 치고, 발로 차고, 붙잡고, 주심에게 대들고….’ 한국프로축구 K리그가 오직 승리를 위한 반칙과 항의를 남발하면서 축구 팬들에게 실망을 안겨 주고 있다. 불필요한 파울과 경기 지연을 자제하고 심판 자질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팔꿈치로 치고, 발로 차고, 붙잡고, 주심에게 대들고….’ 한국프로축구 K리그가 오직 승리를 위한 반칙과 항의를 남발하면서 축구 팬들에게 실망을 안겨 주고 있다. 불필요한 파울과 경기 지연을 자제하고 심판 자질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국내 프로축구가 잦은 반칙과 심판 판정 시비로 멍들고 있다. 가뜩이나 흥미가 떨어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K리그가 스스로 관중의 발길을 돌리게 하는 꼴이다.

오심에 앞서 특히 잦은 파울은 K리그의 흥행을 가로막는 고질적인 문제다. 올 시즌 정규리그 140경기가 치러진 4일 현재 14개 구단은 모두 5370개의 파울을 범했다. 경기당 38.4개꼴. 90분 경기에서 2분 33초에 한 번씩 심판이 휘슬을 분 것이다.

전문가들은 K리그는 파울이 많을 뿐 아니라 파울 상황에서 선수들이 습관적으로 경기를 지연한다고 꼬집었다. 이 같은 문제는 선수단과 심판의 자질 등 여러 요인이 얽혀서 발생한 것이다.

한 예로 제주의 정해성 감독은 올 시즌 전 동계훈련 때 선수들에게 불필요한 파울을 하지 말라는 점을 강조했다. 파울은 경기의 재미를 떨어뜨린다는 평소 소신 때문이다. 하지만 ‘성적 지상주의’ 풍토에서 이 소신을 끝까지 지킬 수 있을까.

제주는 올 시즌 14개 구단 중 파울이 경기당 평균 15.7개로 가장 적지만 성적은 11위로 하위권. 정 감독은 “파울을 많이 하는 팀 선수들이 승부에 더 적극적인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토로했다. 파울을 적게 하는 것이 오히려 손해라는 느낌이 든다는 것이다.

선수들의 개인 기량이 떨어지는 게 잦은 파울의 근본적인 원인이라는 지적도 있다. 심판의 경우 오심과는 별개로 불어야 할 때 안 불고, 불지 말아야 할 때 부는 등 운영의 묘가 떨어진다는 것. 프로축구연맹은 심판 자질을 높이기 위해 3년 전부터 독일 분데스리가에 연수를 보내고 있지만 아직 눈에 띄는 효과는 없는 실정이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심판이 권위와 신뢰를 잃게 된 것이 문제를 악화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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