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컵… ‘외국인 감독’ 이 대세

  • 입력 2007년 7월 10일 15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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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 알프레드 리에들 [로이터/동아닷컴 특약]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 알프레드 리에들 [로이터/동아닷컴 특약]
7일 개막한 제 14회 아시안컵에서 이변이 속출하고 있다.

약체로 평가받던 오만, 베트남, 카타르가 대회 첫 경기부터 전문가들의 예상을 비웃듯 우승 후보와 대등한 경기를 펼쳐 주위를 놀라게 했다.

오만은 새로 아시아축구연맹(AFC)에 편입된 강력한 우승후보 호주를 맞아 대등한 경기를 펼치며 무승부를 이끌어 냈다. 베트남은 걸프컵 우승에 빛나는 아랍 에미레이트 연합(UAE)에 2-0 승리를 거뒀으며 카타르도 ‘아시아의 맹주’ 일본을 상대로 예상을 깨고 1차전을 0-0으로 마쳤다.

이변을 일으킨 세 팀의 공통점은 공교롭게도 외국인이 지휘봉을 잡고 있다는 사실. 베트남은 2005년 오스트리아 출신인 알프레드 리에들 감독을 영입했다. 그는 부임 직후 “유럽축구를 접목 시키겠다”고 공언했고 베트남을 지난 해 킹스컵 준우승과 올해 타이거컵 4강으로 이끌며 영웅대접을 받고 있다. 또한 그는 개최국의 이점까지 안고 있어 1차전 승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오만은 아르헨티나 출신, 가브리엘 칼데론이 지휘봉을 잡고 있다. 지난해 사우디아라비아를 독일월드컵 본선에 진출시킨 그는 8일(한국시간) 경기에서 독일월드컵 16강에 오른 호주를 막판까지 진땀나게 하며 무승부를 기록했다.

여기에 보스니아 출신, 제말루딘 무소비치 감독이 이끄는 카타르 역시 탄탄한 조직력을 선보이며 이변의 주인공 대열에 합류했다.

당초 약체로 분류됐던 이들 3팀은 축구 선진국에서 온 ‘이방인 감독’의 지도력으로 하루가 다르게 전력이 상승 중이다. 일각에서는 아시안컵을 대비해 착실히 준비해 온 이들 3팀의 첫 경기 결과가 단지 이변만은 아니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그만큼 아시아 축구가 눈에 띄게 평준화되고 있다는 것.

이에 따라 47년 만에 아시안컵 우승을 노리는 베어벡호도 경계를 늦출 수 없게 됐다.

한국이 속한 D조의 바레인의 사령탑 역시 2004년, 한국에게 ‘오만쇼크’를 안긴 체코출신의 밀란 마찰라(63). 당시 한국은 아시안컵 예선에서 마칠라가 이끌던 오만에게 3-1의 충격적인 패배를 당한 바 있다.

한국도 2002년 거스 히딩크 감독의 성공으로 줄곧 외국인 감독체제를 유지해 왔다. 지난 해 부터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베어벡 감독 역시 네덜란드의 명문 페예노르트의 감독대행을 맡는 등 선진축구가 낯설지 않다. 또한 히딩크, 아드보카트 등 세계적인 명장들 밑에서 경험도 쌓아 축구를 보는 안목도 누구 못지않다.

특히 한국 대표팀은 선수 개개인의 능력 면에서 베트남, 오만, 카타르를 앞서고 있는 만큼 선진 축구를 주입시키기에도 베어벡이 여러모로 유리하다.

아시아 축구의 평준화를 주도하고 있는 외국인 감독들의 자존심 경쟁은 이번 아시안컵의 또 다른 볼거리가 아닐 수 없다

김진회 스포츠동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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