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실패]되살아난 ‘프라하의 악몽’

  • 입력 2007년 7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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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환호5일 러시아 소치가 2014년 동계올림픽 개최지로 발표되자 과테말라시티 레알 인터콘티넨털 호텔 앞에서 한 러시아 남성이 국기를 흔들며 환호하고 있다. 과테말라시티=김경제  기자
러시아의 환호
5일 러시아 소치가 2014년 동계올림픽 개최지로 발표되자 과테말라시티 레알 인터콘티넨털 호텔 앞에서 한 러시아 남성이 국기를 흔들며 환호하고 있다. 과테말라시티=김경제 기자
이번에도 1차 투표 때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를 찍은 표의 향방이 문제였다.

평창 유치위 본단이 자리 잡은 과테말라시티 홀리데이인 호텔 3층 종합상황실은 1차 투표에서 과반을 획득한 도시가 나오지 않아 2003년 체코 프라하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 이어 2회 연속 3위에 그친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를 제외하고 평창과 러시아 소치를 대상으로 한 2차 투표가 실시되자 술렁거리기 시작했다.

평창으로선 4년 전 ‘프라하의 악몽’이 생각나는 순간. 평창은 첫 도전이었던 2010년 동계올림픽 유치전 때 1차 투표에서 51표를 얻어 캐나다 밴쿠버(40표)와 잘츠부르크(16표)를 압도했지만 불과 3표가 모자라 과반수를 얻지 못했다. 평창은 이어 열린 2차 투표에선 잘츠부르크 표가 대부분 밴쿠버로 몰리는 바람에 2표밖에 추가하지 못해 53-56으로 통한의 역전패를 당했다.

이는 당시 잘츠부르크를 찍은 유럽 IOC 위원들이 2012년 하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미주 대륙을 선택했기 때문. 2012년 유치전은 2년 후 싱가포르 총회에서 낙점을 받은 영국의 런던을 비롯해 프랑스 파리, 스페인 바르셀로나, 러시아 모스크바의 ‘유럽 연합군’이 미국 뉴욕과 경쟁을 벌이고 있던 상황.

IOC 위원 투표 결과
-1차2차
평창3647
소치3451
잘츠부르크25-
무효22

평창으로선 결국 이번 유치전도 잘츠부르크가 ‘독약’이 됐다. 1차 투표에서 36표를 얻은 평창이 2차 투표에서 추가한 표는 4년 전보다는 훨씬 늘어난 11표. 그러나 소치는 17표를 추가해 47-51로 전세가 역전됐다.

2003년 때와는 달리 이번에는 왜 잘츠부르크 표가 소치로 몰렸는지 정확한 원인 규명이 되지 않고 있다. 김진선 강원지사는 “도저히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거대 에너지기업 가스프롬을 앞세운 러시아가 막강한 자금과 국제적 영향력을 바탕으로 득표 로비전을 벌인 게 주효했다는 것이 과테말라 현지에 모인 관계자들의 일반적인 분석이다.

과테말라시티=장환수 기자 zangpab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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