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맨 이상민, 이적 충격 딛고 체력훈련 돌입

  • 입력 2007년 6월 15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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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무에서 신병으로 처음 군 생활 하는 기분이다. 모든 게 낯설지만 빨리 적응하려 한다.”

프로농구 KCC에서 삼성으로 둥지를 옮긴 이상민(35·사진).

10년 넘게 한팀에서만 뛰다 이달 초 갑작스러운 이적으로 충격에 시달리던 그는 보름 가까운 휴가를 통해 무거웠던 마음을 털어버린 듯했다. 축 처져 있던 표정과 목소리가 한결 밝아 보였다.

“모처럼 땀을 흘리니 기분이 좋다. 운동 스케줄이 빡빡해 몸살에라도 걸릴 것 같다. 한때 덩크슛도 할 만큼 점프가 좋았는데 이젠 나이를 먹어서 그런지 힘이 달린다.”

서장훈 조성원 추승균 등 친한 선후배들을 만나 술을 한잔하면서 가슴속에 묻어 둔 감정을 씻어 낸 데 이어 지난주 말 가족과 일본 여행을 다녀온 이상민은 일찌감치 다음 시즌에 대비한 훈련에 들어갔다.

13일 삼성 선수들과의 상견례에서 “잘해 보자”며 악수를 했고 체력 테스트에 이어 14일 오전에 물리치료와 하체 운동, 오후에는 수영장에서 유연성과 상체 근력을 키우는 등 꽉 채워진 스케줄을 소화했다.

“예전에는 7월 초부터 몸을 만들기 시작했다. 올해는 팀도 옮겼고 그동안 심신이 많이 지쳐 있어 그 시기를 앞당겼다.”

농구 코트에서 ‘황혼’이라는 30대 중반의 이상민은 삼성에서 최고참이다. 주장인 강혁(31)이 네 살 밑이고 20대 초반의 후배들은 어려워 말도 함부로 못 건넬 나이 차이다.

그래서인지 이상민은 새로 인연을 맺게 된 후배들에게 먼저 다가가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날 그는 혼자 물리치료를 마친 뒤 다른 훈련을 마치고 돌아오는 동료들이 올 때까지 식당에서 기다리다 함께 점심 식사를 하며 이런저런 얘기를 나눴다.

삼성 농구단은 다음 달 경기 용인시에 마련한 새로운 숙소와 체육관으로 이전할 계획이어서 새롭게 출발하는 이상민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최고 인기스타인 이상민은 최근 열성 팬들이 KCC 본사 앞에서 항의 시위를 하고 돈을 모아 일간지에 자신을 다룬 전면 광고까지 낸 데 고마움을 표시했다.

“저를 이렇게까지 생각해 주리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습니다. 그들이 저를 다시 뛰게 만들었습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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