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세 관록으로…박남신 금호아시아나오픈 연장 우승

  • 입력 2007년 6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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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이 맛이야”박남신이 18번 홀(파4)에서 열린 연장전에서 우승을 확정짓는 3m 파 퍼트에 성공한 뒤 어퍼컷 세리머니로 환호하고 있다. 박남신은 7년 만에 국내 대회 통산 20번째 정상에 오르는 기쁨을 누렸다. 사진 제공 KPGA
“그래 이 맛이야”
박남신이 18번 홀(파4)에서 열린 연장전에서 우승을 확정짓는 3m 파 퍼트에 성공한 뒤 어퍼컷 세리머니로 환호하고 있다. 박남신은 7년 만에 국내 대회 통산 20번째 정상에 오르는 기쁨을 누렸다. 사진 제공 KPGA
우승을 결정짓는 파 퍼트가 컵에 빨려 들어갔다.

승리의 기쁨에 그는 허공을 향해 오른쪽 주먹으로 힘차게 어퍼컷을 날렸다. 마치 젊은 세대에 밀려 한물갔다는 편견을 깨뜨리고 싶은 듯 보였다. 갤러리의 환호에 답하기 위해 모자를 벗자 그의 새하얀 머리카락이 유난히 빛났다.

‘노장’ 박남신(48·테일러메이드)이 화려하게 부활했다. 올 시즌 필드에 20대 돌풍이 유난히 거셌기에 그의 재기는 더욱 각별한 의미로 다가왔다.

3일 경기 용인시 아시아나CC 동코스(파72)에서 끝난 한국프로골프(KPGA)투어 금호아시아나오픈 최종 4라운드.

박남신은 2타를 줄여 최종 합계 5언더파 283타로 지난해 상금왕 강경남(23·삼화저축은행)과 동타를 이룬 뒤 연장 끝에 우승 트로피를 안았다.

박남신은 “6번의 연장에서 5번을 이겼다. 한국 무대에 관록파가 살아 있음을 알린 것 같다”고 말했다.

‘아이언 샷의 달인’으로 불린 박남신은 올 시즌 국내 프로 4개 대회 우승을 휩쓴 20대 챔피언들이 유치원도 다니기 전인 1988년을 시작으로 1989년과 1993년 등 3차례 상금왕에 오른 간판스타다.

하지만 7년 전인 2000년 5월 SK텔레콤오픈에서 국내 통산 19승을 올린 뒤 오토바이 뺑소니 사고로 발목과 머리를 다쳐 긴 슬럼프에 빠졌다. 세월의 무상함 속에서 지난해에는 상금 90위로 처져 투어 시드까지 잃는 수모를 겪었다. 올해 초 아들뻘 되는 후배들과의 퀄리파잉 스쿨(32위)을 거쳐 어렵게 투어에 복귀할 수 있었다.

7년 만의 우승이자 통산 20승의 감격을 누린 박남신은 1억 원의 상금을 받았다.

18번 홀(파4)에서 열린 연장에서 박남신과 강경남은 모두 레귤러 온에 실패했다. 강경남은 세 번째 샷이 내리막 경사를 타고 내려갔고 5m 파 퍼트가 짧아 보기를 했다. 노련하게 칩 샷을 핀 왼쪽 3m에 떨어뜨린 박남신은 파 퍼트에 성공하는 저력을 과시했다.

일본 투어에서 활약하는 김종덕(46·나노쏘울)은 3위(285타)에 오르며 선전했고 강욱순(41·삼성전자)은 데일리베스트인 67타를 치며 순위를 6위(289타)까지 끌어올리는 등 모처럼 40대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박남신이 프로에 데뷔한 1983년에는 세상에 없었던 ‘괴물 신인’ 김경태(21·신한은행)는 시즌 3승을 노렸지만 17번 홀(파4)에서 보기 퍼트가 컵을 돌아 나와 더블보기를 한 데다 18번 홀에선 세컨드 샷이 워터해저드에 빠지며 더블보기를 해 4위(286타)로 내려앉았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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