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크 피비, 9타자 연속 삼진 ‘탈삼진쇼’…7이닝 16K

  • 입력 2007년 4월 26일 13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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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ke Keavy’…KKKKKKKKKKKKKKKK

샌디에고 파드레스의 1선발 제이크 피비가 2007 시즌 최고의 ‘탈삼진쇼’를 펼쳤다.

피비는 26일(한국시간) 체이스 필드에서 열린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 9타자를 연속 삼진 처리하는 괴력을 발휘했다.

내셔널리그를 대표하는 최고의 파워피처 중 한 명인 피비의 탈삼진쇼가 펼쳐진 것은 애리조나의 2회말 공격부터. 에릭 번즈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스타트를 끊은 피비는 스테판 드류와 카를로스 퀸텐까지 헛스윙 아웃으로 삼진 처리, 간단하게 2회말 공격을 막아냈다.

3회 들어 더욱 강력한 피칭을 선보인 피비는 8번 크리스 스나이더, 투수 브랜든 웹, 1번 크리스 영마저 삼진으로 아웃카운트를 잡아 6타자 연속 삼진행진을 이어갔다.

피비의 탈삼진쇼는 4회 들어서도 멈추지 않았다. 알베르토 칼라스포를 삼진으로 잡아낸 피비는 올랜도 허슨을 헛스윙 삼진으로 아웃시킨 뒤 다음타자 채드 트레이시까지 삼진으로 돌려 세웠다. 9타자 연속삼진.

선발 라인업에 포함된 9명의 타자를 모두 삼진으로 아웃시키는 좀처럼 보기 힘든 장면이었다.

멈출것 같지 않았던 피비의 탈삼진 행진은 9타자 연속 삼진의 출발점이었던 에릭 번즈에서 종료됐다. 5회 선두타자로 나선 번즈는 2스트라이크 2볼에서 스윙을 했으나 1루심이 헤드가 돌지 않았다고 판정, 삼진 위기를 가까스로 넘겼다. 잠시 냉정함을 잃은 피비는 결국 번즈에게 볼넷을 내줬고, 연속타자 삼진은 9타자에서 멈추고 말았다.

메이저리그 연속 타자 삼진 기록은 뉴욕 메츠에서 활약했던 전설적인 투수 탐 시버가 갖고 있다.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시버는 1970년 4월 23일 샌디에고를 상대로 10타자 연속 삼진을 잡아냈으며, 그 경기에서만 19K를 기록했다.

한국 프로야구 기록은 이번 시즌 부활한 이대진이 작성한 10타자 연속 삼진. 1990년대 중반 강력한 패스트볼과 각도 큰 커브로 ‘Ace of Ace’ 불렸던 이대진은 1998년 5월 14일 현대 유니콘스를 상대로 10타자 연속 삼진 기록을 수립했다. 당시 최고의 외국인 타자로 활약했던 현대의 스캇 쿨바는 처음과 10번째 삼진아웃의 희생양이 되기도.

이날 경기에서 9타자 연속 삼진을 잡아낸 피비는 7회까지 모두 16개의 삼진을 잡아내 자신의 커리어 하이 기록과 타이를 이뤘다.

7회까지 16k를 기록하며 2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한 피비는 환상적인 탈삼진 퍼레이드를 펼치고도 승리를 챙기지 못했다. 구원투수들의 난조로 팀이 2-3 역전패를 당한 것.

피비는 2-0으로 앞선 7회 마운드를 내려왔으나 8회 구원 등판한 스캇 라인브링크가 솔로 홈런, 9회 마운드에 오른 마무리 투수 트레버 호프만이 끝내기 투런 홈런포를 허용해 시즌 4승 달성에 실패했다.

5경기에 선발 등판한 피비는 3승 무패 36K 평균자책점 1.67의 시즌 성적을 기록중이다. 2005년 내셔널리그 탈삼진왕을 차지했던 피비는 36K로 필라델피아의 콜 하멜스(33K)를 밀어내고 내셔널리그 탈삼진 부문 선두로 올라섰다.

임동훈 스포츠동아 기자 arod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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