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마이너서 ‘시즌 2승’…타석에서는 적시타

  • 입력 2007년 4월 20일 12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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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언특급’ 박찬호(34)가 지난 등판에서의 부진을 씻어내며 시즌 2승 달성에 성공했다.

뉴욕 메츠 산하 트리플 A팀 뉴올리언스 제퍼스에서 활약하고 있는 박찬호는 20일(한국시간) 홈구장 제퍼필드에서 열린 멤피스 레드버즈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 6이닝을 6안타 3실점으로 막는 안정된 피칭을 선보였다.

퀄리티 스타트로 승리를 챙긴 박찬호는 2승 1패 평균자책점 6.19의 시즌 성적을 기록하게 됐다. 박찬호는 6회까지 마운드를 지키는 동안 91개의 공을 던졌으며, 이 중 61개가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았을 정도로 안정된 제구력을 자랑했다. 볼넷과 탈삼진은 각각 1개와 4개.

한 타자에게 3연타석 홈런을 허용하며 처참하게 무너졌던 지난 등판과는 전혀 다른 투구내용이었으며, 대량 실점 위기에서 돋보인 특유의 위기 관리 능력, 예상치 못한 순간 홈런으로 실점을 내주는 장면, 타석에서도 끈질긴 모습으로 적시타를 때려낸 것 등 가장 박찬호다운 경기였다.

이날 상대한 멤피스는 라이언 루드윅, 라이언 크리스찬슨, 홀버트 카브레라 등 메이저리그 경력이 상당한 선수들로 구성된 만만치 않은 공격력을 자랑하는 팀. 까다로운 타선을 상대로 거둔 승리이기 때문에 박찬호와 코칭 스태프 모두 만족할만하다.

선두타자 브랜던 라이언을 중견수 플라이로 처리하면서 산뜻하게 출발한 박찬호는 2사후 릭 엔키엘에게 몸에 맞는 볼을 내줘 출루를 허용했다. 그렇지만 박찬호는 라이언 루드윅을 좌익수 플라이로 처리, 실점 없이 1회를 마무리했다.

2회에도 1사후 홀버트 카브레라에게 안타를 얻어 맞았지만, 트래비스 핸슨과 크리스찬슨을 삼진으로 돌려 실점을 허용하지 않았다. 3회초는 퍼펙트 피칭. 박찬호는 투수 긴터와 에드가 곤잘레스를 삼진으로 돌려세우는 등 3명의 타자를 간단하게 막아냈다.

첫 실점이 기록된 것은 4회초 수비에서. 박찬호는 선두타자 엔키엘에게 안타를 허용하면서 흔들렸다. 이 과정에서 우익수 레스팅스 밀리즈의 에러까지 겹치면서 무사 2루. 박찬호는 다음타자 라이언 루드윅에게 안타를 얻어 맞은 뒤 와일드피치까지 기록해 1점을 허용했다. 하지만 박찬호는 계속된 위기에서 카브레라를 병살 처리한데 이어 다음타자 핸슨까지 중견수 플라이로 막아 추가실점은 내주지 않았다.

5회를 실점 없이 처리한 박찬호는 6회 아쉬운 실점을 허용했다. 루드윅에게 뼈아픈 투런 홈런을 얻어 맞은 것. 이날 경기에서 가장 아쉬운 장면이었다. 그렇지만 냉정함을 잃지 않은 박찬호는 후속 타자들을 범타 처리, 선발투수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한 뒤 마운드를 내려왔다.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한 박찬호는 타석에서도 1타점 적시타와 몸에 맞는 볼을 기록하며 맹활약했다.

경기 초반 대량 득점을 뽑아낸 뉴올리언스는 끝까지 리드를 지켜 7-5, 2점차 승리를 거뒀다. 멤피스는 라이언 루드윅이 2개의 홈런을 때려내며 분전했지만 선발 긴터의 난조로 패배를 당하고 말았다.

한편 이날 경기에서는 과거 LA 다저스와 세인트루이스 카디날스의 에이스로 활약했던 박찬호와 릭 엔키엘이 마이너리그에서 함께 경기를 펼쳐 눈길을 끌었다. 2000년 5월 14일 두 투수는 그해 최고의 투수전을 펼쳐 많은 박수갈채를 받은 바 있다.

하지만 7년이 지난 지금 박찬호는 마이너리그 투수로, 릭 엔키엘은 투수가 아닌 타자로 등장해 많은 아쉬움을 남겼다.

임동훈 스포츠동아 기자 arod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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