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켈슨 갤러리’서 그린재킷 ‘계승자’로… 잭 존슨

  • 입력 2007년 4월 10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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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바닥에서 정상에 오르는 데 10년 가까운 세월이 흘렀다. 제71회 마스터스골프대회 챔피언 잭 존슨.

그는 자신보다 57일 먼저 태어난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를 꺾고 영광스러운 ‘그린재킷’을 입을 때까지 지극히 평범한 프로골퍼였다.

○ 2001년 친구 덕분에 마스터스 처음 구경

그는 끝없이 펼쳐진 옥수수 밭으로 유명한 미국 중서부의 농촌 아이오와 주의 소도시 아이오와시티(인구 6만 명)에서 태어났다. 존슨은 10세 때 골프를 시작했지만 고교와 대학 골프부에서 늘 2인자 신세였다. 1998년 대학 졸업 후 생계를 위해 미니 투어인 프레이리 투어를 통해 프로에 데뷔했는데 당시 첫 대회에서 받은 2500달러의 수표는 아직도 옷장에 고이 간직해 두고 있다. 2002년까지 미국프로골프(PGA) 3부 투어인 후터스 투어를 전전하며 고단한 삶을 살았다.

마스터스를 처음 구경한 것은 2001년 친구이자 프로골퍼인 본 테일러가 구해 준 연습 라운드 갤러리 티켓 덕분. 당시 연습장에서 우즈를 지켜본 뒤 “앞으로는 구경 오지 않겠다. 나도 당당히 출전하겠다”며 의욕을 보였던 그는 당시 갤러리로 쫓아다녔던 필 미켈슨(미국)에게 시상식에서 그린재킷을 전달받는 감격을 맛봤다.

고생 속에 잔뼈가 굵은 그는 2003년 2부 투어인 네이션와이드 투어에 올라가 상금왕(49만4882달러)에 올랐고 그 덕분에 2004년 PGA 투어에 데뷔해 벨사우스클래식에서 생애 첫 우승까지 했다.

존슨은 올 마스터스에서 평균 드라이버 비거리 265야드에 불과했지만 80%가 넘는 페어웨이 안착률과 라운드당 28개의 퍼트 등 정교함으로 다른 ‘명인’들을 모두 제쳤다.

○ 10세 때 골프 입문… 2003년까지 ‘마이너 인생’

그가 바닥에서 출발해 정상까지 오를 수 있었던 데는 어릴 적부터 그의 훈련 경비와 훈련 장소를 제공해 준 고향 마을의 후원자들이 큰 힘이 됐다고. 2003년 결혼한 아내 킴은 독실한 기독교인으로 존슨이 심리적인 안정을 찾도록 내조했고 성경 문구가 들어간 볼 마커를 만들어 줘 존슨이 늘 갖고 다닌다. 14주 된 아들의 이름(윌·Will)처럼 잭슨의 우승은 꿈을 향해 한 걸음씩 걸어간 의지의 산물이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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