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한번의 신화’ 보라… 박태환 31일부터 마지막 金사냥

  • 입력 2007년 3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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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메달을 따고 싶은 욕심이 나지만 훌륭한 선수가 많아서 쉽지 않을 거예요. 하지만 최선을 다할 겁니다. 200m에서도 내 기록을 깨는 것을 목표로 정하니까 메달까지 딸 수 있었는데 이번에도 같은 마음을 먹었습니다.”

금, 동메달을 이미 거머쥔 박태환(18·경기고)은 31일(예선전)과 4월 1일(결승전) 펼쳐질 제12회 세계수영선수권대회 자유형 남자 1500m에서 ‘우승할 가능성은 어느 정도라고 생각하느냐’라는 질문에 이렇게 조심스럽게 말했다.

●프릴루코프 경계1호 … 해킷은 하향세

25일 막판에 마치 파워보트가 전속력으로 질주하는 것처럼 상체를 들고 스퍼트를 내 호주의 국민적 영웅 그랜트 해킷(27)을 보기 좋게 따돌리고 자유형 400m에서 금메달을 따내 단숨에 세계적 스타로 부상한 박태환.

27일 연습 삼아 뛴 200m에서도 동메달을 따내고 이제 400m에 이어 자신의 주 종목인 1500m 한 종목만 남겨놓고 있다. 800m에도 도전할 수 있었지만 올림픽 종목이 아닌 데다가 체력 안배를 위해 출전 신청을 하지 않았다.

1500m에서 박태환이 가장 경계해야 할 라이벌은 누구일까.

“아무래도 유리 프릴루코프겠지요. 경험도 많고 스피드도 좋아요.”

1998년 퍼스 세계선수권대회부터 이 종목을 4연패했고 2000년 시드니 올림픽과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도 2연패를 달성한 그랜트 해킷이 아니고 러시아의 프릴루코프(23)라니 다소 의외다.

“어릴 때부터 우상이었고 이번에 함께 경기를 뛰어서 영광이긴 하지만 해킷이 지금 전성기는 아니잖아요”라는 게 박태환의 설명. 해킷은 2005년 11월 어깨수술을 한 이후 기록이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해킷은 28일 자유형 800m 결선에서 7위에 그쳐 망신을 당했다. 해킷은 2003년과 2005년 대회에서 거푸 800m를 석권했다.

공교롭게도 31일 1500m 예선 5조에 박태환이 4번 레인, 해킷이 5번 레인으로 나란히 뛰게 된다. 박태환과 프릴루코프는 지난해 4월 9일 세계쇼트코스(25m 풀) 수영선수권대회에서 한차례 맞대결을 펼쳤다. 당시는 프릴루코프가 우승했고 박태환은 은메달을 따냈다. 이번이 박태환에겐 복수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인 셈.

●가벼운 훈련 뒤 수구경기 관전도

박태환은 또 지난해 말 갑자기 떠오른 폴란드의 마테우츠 사브리모비츠(20)도 경계 대상이라고 했다. 사브리모비츠는 지난해 11월 폴란드 선수권에서 세계랭킹 2위의 기록을 냈다.

박태환은 28일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1시까지 호주 멜버른 시내의 한 수영장에서 가볍게 몸을 풀고 오후에는 수구 경기를 관전하기 위해 앨버트 공원을 찾았다. 박석기(55) 코치는 “지금 벼락치기 연습을 하면 오히려 화가 된다. 긴장감을 풀고 이미지 트레이닝을 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멜버른=전 창 기자 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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