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FA 공인 선수에이전트가 되고 싶나요?’

  • 입력 2007년 3월 22일 13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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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래 스포츠를 좋아하는 젊은이들이 선호하는 직업 중 하나가 스포츠 에이전트다. 과거 탐 크루즈가 주연한 영화 [제리 맥과이어]를 통해 국내에 본격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한 스포츠 에이전트는 보통 선수의 대리인으로 나서 구단 혹은 스포츠단체와 계약을 대행해 주는 사람을 말한다.

그러나 최근에는 이들 에이전트가 계약 대행 뿐 아니라 선수들의 세무 관련 문제, CF 계약, 그리고 은퇴 이후 관리까지 그 활동분야를 넓히고 있다. 한 마디로 ‘토탈서비스’를 제공해 선수들이 운동에만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 주는 것이다.

에이전트가 되기 위해서는 별다른 자격 요건이 필요치 않다. ‘프로스포츠의 천국’ 미국에서는 대다수의 에이전트가 변호사지만 필수 조건은 아니다.

그러나 축구는 예외. 축구 선수의 에이전트가 되기 위해서는 국제축구연맹(FIFA)에서 주관하는 FIFA 공인 선수에이전트 자격증(FIFA Players’ Agent License)이 필요하다. 최근 국내에서도 수많은 에이전트 지망생들이 FIFA 자격증에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FIFA는 94년 미국 월드컵 이후 난립하는 에이전트들로 인한 선수들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에이전트 자격증을 도입하기로 결정하고 현재까지 매년 전 세계 축구협회를 통해 자격시험을 치르고 있다.

대한축구협회도 매년 3월, FIFA 에이전트 자격증 시험을 치른다. 올해 시험일자는 3월 29일. 시험문제는 총 25문제로 구성되며 FIFA 에서 15문제가 출제되고 5문제는 대한축구협회정관과 K리그 규정에서, 그리고 나머지 5문제는 민법에서 출제 된다. 이중 FIFA에서 출제되는 문제는 모두 영어이며 객관식이다.

그러나 에이전트 지망생들은 이 시험에 응시를 하고 싶지만 막상 시작하려면 어떻게 준비를 해야 할지 막연할 수 있다.

현재 FIFA 공인 에이전트(4기)인 김준형(27. 건국기획스포츠) 씨. 그는 스스로 자격증을 획득한 뒤 국내에 더 많은 FIFA 에이전트가 나오는데 일조하고자 싸이월드에 ‘FIFA AGENT 클럽’을 오픈 했다. 이 클럽에는 현재 약 660명 이상의 회원이 가입되어 있으며 이중 7명의 현직 에이전트가 활동 중이다. 또한 그는 클럽 회원들을 대상으로 매년 오프라인 강의를 해 합격자를 배출하고 있다.

지난해 국내에서 총 77명이 FIFA 에이전트 자격시험에 응시해 단 1명의 합격자가 배출됐는데 이 합격자도 김준형씨의 강의를 통해 도움을 받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준형씨와의 일문일답

에이전트 클럽을 운영하게 된 이유는?

- FIFA 에이전트 시험을 준비하는 분들이 크게 늘어나고 있는 반면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카페나 클럽이 없는 사실이 안타까웠다. FIFA 공인 에이전트와 관련한 체계적이고 활성화 된 클럽을 운영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시작했다.

요즘 FIFA 에이전트에 대한 문의가 많이 들어오나?

- 그렇다. 온라인이나 휴대폰을 통해 문의하시는 분들이 많다. 또는 클럽회원들도 질문 게시판을 통해 많은 질문을 한다. 최근에는 여성분들의 가입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스포츠라 하면 흔히 남성들의 전유물이라는 개념이 많았지만 에이전트 계에서 여성들이 남성들보다 유리할 때도 있다.

FIFA 공인 에이전트 자격증 시험에 대해서 ?

- FIFA 선수 에이전트 시험은 총 25문제로 구성되어 있다. 이 중 15문제는 FIFA에서 출제되고 있으며 나머지 10문제는 대한축구협회에서 출제한다. FIFA에서 내는 문제의 유형은 보통 한 선수의 일대기를 토대로 출제된다. 단순한 암기 위주의 시험이 아니라 각 규정을 얼마나 실례에서 적용할 수 있는가를 요구한다. 또한 FIFA에서 출제되는 문제는 영어로 출제되기 때문에 시험을 준비하시는 지망생들은 영어 공부도 열심히 해야 한다. 대한축구협회에서 출제되는 10문제는 대한축구협회 정관, K리그 규정, 민법에서 출제된다. 이들은 한글로 출제되고 있고 민법 문제 같은 경우 매년 3~5문제 사이로 출제된다.

자격을 유지하기 위해 비용이 든다고 하는데?

- 그렇다. 시험을 합격하였다고 해서 바로 자격증을 획득하는 것은 아니다. 시험에 합격한 뒤 보험에 가입해야 한다. 보험을 가입하는 목적은 선수와의 분쟁이 있을 경우를 대비한 것이다. 선수 보유에 따라 보험금도 올라간다. 현재 국내 두 곳의 보험사에서 이를 취급하고 있는데 보험금은 보유 선수가 없는 경우에도 1년에 약 85만원가량으로 비싼 편이다.

자격증 취득 후 구체적으로 어떤 길로 나갈 수 있나?

- 이 자격증은 FIFA에서 인정한 자격증이기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통용이 가능하다. 다시 말해 전 세계 축구선수를 상대로 활동이 가능하다는 말이다. 또한 에이전트 회사로 들어갈 수 있고 구단 및 협회로 취직할 시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MBC-ESPN의 축구 해설가 정효웅씨도 FIFA 에이전트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정진구 스포츠동아 기자 jingooj@donga.com

[사진=국가대표 축구선수 김동진과 함께 한 김준형 에이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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