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선수권 출전 김연아, “부상과 라이벌을 넘어라”

  • 입력 2007년 3월 20일 12시 01분


‘피겨 요정’ 김연아(17. 군포 수리고)가 꿈에 그리던 세계선수권대회 무대에 선다.

일본 도쿄 시부야에서 열리는 2007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피겨선수권대회가 20일 막을 올렸다. 이 대회는 은반 위에 최강자를 가리는 최고 권위의 무대로 세계적인 피겨 슈퍼스타들이 총출동해 엿새 동안 자웅을 겨룬다.

국내 팬들의 관심은 오는 23일부터 이틀간 열리는 여자 싱글 부문에 쏠리고 있다. 한국 피겨 스케이팅의 희망 김연아가 출전하기 때문.

지난해 그랑프리 파이널 우승으로 세계 랭킹 7위까지 오른 김연아지만 세계선수권은 이번이 첫 출전이다. “TV에서만 보던 세계선수권 무대에 서게 되어 떨린다.”고 말한 김연아에게 이번 대회는 진정한 피겨의 여왕으로 등극할 수 있는 절호의 찬스.

그러나 우승까지의 과정은 험난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최근까지 김연아를 괴롭혀 온 허리 통증과 꼬리뼈 부상이 부담이다. 국내에서 김연아의 허리 치료를 담당해온 주치의가 훈련지였던 캐나다 토론토까지 날아가 긴급처방을 한 덕에 통증은 많이 줄었지만 훈련양이 다소 부족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충분한 훈련과 최고의 몸 상태로 세계선수권대회를 치러도 모자랄 판에 몇몇 악재가 김연아의 경기력에 적지 않은 부담을 주고 있는 것은 아쉬움이다.

두 번째로는 이번 대회에 출전하는 경쟁자들의 면면이 화려한 것도 김연아의 정상 등극에 변수가 되고 있다. 김연아의 최대 라이벌인 세계 랭킹 3위의 아사다 마오(17)를 비롯해 안도 미키(19), 나가노 유카리(22) 등 일본 선수들은 홈그라운드라는 이점을 살려 우승을 노린다. 여기에 세계 랭킹 4위인 미국의 키미 마이스너(18)까지 가세해 경쟁은 한층 치열해 졌다.

특히 아사다 마오와 김연아의 동갑내기 라이벌 전은 한국은 물론 일본 내에서도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난해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치명적인 실수로 우승컵을 김연아에게 넘겨 준 마오는 홈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만은 반드시 놓치지 않겠다는 각오가 대단하다.

마오의 승부수는 바로 트리플 악셀(공중 3회전 반). 김연아도 실전에서 시도할 수 없는 고난이도 기술로 성공만한다면 상당히 높은 배점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그만큼 엉덩방아를 찧을 확률도 높다는 점이 부담. 마오는 지난 18일 공개 훈련에서 이 트리플 악셀을 3차례 시도해 모두 성공시키는 모습을 보여 일본 관중들의 뜨거운 박수갈채를 받았다. 그러나 실전에서도 실수 없이 이를 소화할지가 관건이다.

그러나 김연아도 트리플 트리플 콤비네이션(연속 3회전)으로 맞선다. 트리플 악셀에 비해 난이도는 다소 떨어지지만 역시 만만치 않은 기술이다. 게다가 김연아는 다양한 기술과 한층 발전한 연출 능력을 조화시켜 전체적으로 마오의 연기를 압도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또한 김연아는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배짱도 뛰어나 홈팬들의 높은 기대로 인해 부담이 큰 마오보다 유리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정진구 스포츠동아 기자 jingoo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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