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동열 감독 “메이저리거 없는 대표팀 맡지 않는다”

  • 입력 2007년 2월 16일 14시 41분


선동열(44) 삼성 라이온즈 감독이 스승 호시노 센이치 (60) 일본 야구대표팀 감독을 만난 자리에서 조심스럽게 자신의 생각을 드러냈다.

스포츠닛폰은 16일(한국시간) “메이저리거 합류 없이 대표팀을 맡기는 곤란하다. 메이저리그 없이 일본을 이기는 것은 무리”라는 선 감독의 인터뷰 내용을 인용해 보도했다.

그동안 한국야구대표팀 감독직에 대해 말을 아꼈던 선 감독은 스승을 만나면서 입장을 밝혔다. 호시노 감독이 니혼햄 파이터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연습경기가 열린 캠프를 찾으면서 자연스럽게 대표팀 감독에 대한 이야기가 꺼내진 것.

일본 대표팀 감독으로 확정된 호시노는 주니치 드래곤스 시절 제자인 선 감독에게 “한국대표팀 감독을 맡지 않느냐?”고 물었고, 선 감독은 “KBO 총재로부터 대표팀 감독을 맡아달라는 요청을 두 차례 받았다”고 대답했다.

이어 선 감독은 “대표팀 감독을 맡지 않을 것”이라고 입장을 전달했다면서 “메이저리거가 합류해야만 대표팀을 맡을 수 있다. 메이저리거 없이 일본을 이기는 것은 무리이다”고 자신의 속내를 털어 놓았다.

WBC 대회 후 김인식 한화 이글스 감독이 대표팀 감독 은퇴를 선언한 한국은 지난 아시안게임에 김재박 현 LG 트윈스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그러나 김재박 감독이 아시안게임에서 대만과 일본에 잇따라 패하는 수모를 당한 탓에 연임 가능성은 희박해졌고, 차기 감독으로 정규시즌-한국시리즈 2연패를 달성한 선 감독이 거론되고 있다.

선 감독은 김재박 감독과 달리 메이저리거들의 합류를 주장하고 있어 대표팀 사령탑을 이어 받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하지만 선 감독의 광주일고 후배 서재응, 김병현, 최희섭이 대표팀에 복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렇게 되면 전혀 다른 대표팀이 만들어진다.

세 선수가 합류한다면 다른 메이저리거들의 복귀도 예상할 수 있으며, 이럴 경우 WBC 대회와 맞먹는 강팀을 구축할 수 있다. 일본에서 뛰는 선수 중에는 이병규가 “대표팀 합류는 언제든지 환영”이라고 밝히고 있으며 주니치 구단 역시 이병규의 대표팀 차출을 적극적으로 돕겠다는 입장이다.

한편 오랜만에 제자를 만난 호시노 감독은 “선 감독은 뛰어난 리더쉽을 가지고 있어 팀을 하나로 결집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해 사제대결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임동훈 스포츠동아 기자 arod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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