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 더딘 류제국, 탬파베이서 재능 꽃피울 수 있을까

  • 입력 2007년 2월 14일 14시 52분


12번째 코리언 빅 리거 류제국(24)이 탬파베이 데블레이스로 트레이드 됐다.

류제국의 전 소속팀 시카고 컵스는 14일(한국시간) 그를 2명의 마이너리그 선수와 바꾸는 트레이드를 단행했다고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했다. 이로써 류제국은 서재응, 최희섭과 함께 새로운 팀 메츠에서 제 2의 빅리그 인생을 시작하게 됐다.

덕수상고(현 덕수정보고) 시절 김진우(KIA)와 함께 아마야구 최고의 투수로 활약했던 류제국은 2001년 메이저리그팀 시카고 컵스와 입단 계약을 체결했다.

많은 전문가들은 고등학교 때 150km를 던진 류제국이 메이저리그에서도 뛰어난 투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뛰어난 신체조건과 강력한 패스트볼만으로도 대형 파워피처가 될만한 충분한 자질을 갖췄기 때문.

류제국은 기대에 부응하며 빠른 성장속도를 보였다. 루키리그와 싱글 A에서 가장 돋보이는 투수 중 한명이었고, 직구스피드는 90마일 중반을 가볍게 돌파했다. 케리 우드-마크 프라이어-카를로스 잠브라노 등과 함께 선발 로테이션을 형성하는 류제국의 모습을 머지 않아 볼 수 있을 것만 같았다.

하지만 류제국은 이후 급격한 하강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물수리사건과 부상이 이어지며 몸과 마음이 한꺼번에 무너진 것.

이후에도 불안한 모습은 계속됐다. 예전과 같은 묵직하면서도 무브먼트 좋은 직구가 사라졌고, 직구를 뒷받침할 수 있는 수준급 변화구를 장착하는데도 어려움을 겪었다. 게다가 베테랑을 선호하는 베이커 시카고 컵스 감독은 어린 선수들에게 빅 리그 입성의 기회를 주지 않고 외부에서 다른 선발투수들을 영입해 주전 선발투수들의 부상 공백을 대신했다.

그렇지만 류제국은 포기하지 않았다. 아니 포기하기에는 그의 나이가 너무 어리다. 1983년생인 그의 나이는 이제 24.

류제국은 다시 일어서기 위해 더 많은 땀을 흘렸고 2005, 2006시즌 트리플 A 아이오와 컵스에서 안정적인 투구내용을 선보였다. 2006시즌에는 오랫동안 꿈꿨던 메이저리그 마운드에 오르는 감격을 누리기도.

탬파베이로의 이적은 류제국에게 새로운 기회임이 분명하다. 유망주들로 구성된 탬파베이는 다른 팀들보다 젊은 선수들에게 많은 기회를 제공한다. 또한 검증이 안 되고 경험 없는 선수들이 많아 꾸준히 선발 로테이션을 지켜줄 수 있는 선수가 부족하다.

비슷한 선수들과의 경쟁에서 승리한다면 탬파베이의 수뇌부가 “4-5선발을 맡을 수 있는 투수”라고 평가하고 있는 만큼 붙박이 선발투수가 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

현재 탬파베이의 선발 로테이션은 좌완 원투펀치 스캇 캐즈미르-케이시 포섬을 중심으로 서재응과 지난 시즌 좋은 투구내용을 보였던 제임스 쉴즈가 3, 4선발을 차지할 전망이다.

류제국은 5선발을 놓고 J.P.하웰, 제이슨 하멜, 에드윈 잭슨, 브라이언 스토크스, 미치 톨봇, 제프 니만 등과 경쟁을 펼쳐야 한다. 잭슨처럼 한때 최고의 유망주로 뽑혔던 선수들이 있어 만만치 않은 싸움이 예상되지만 2005, 2006시즌처럼 안정된 피칭을 스프링캠프에서 선보인다면 승산은 충분하다.

류제국이 탬파베이에서 붙박이 선발투수가 되기 위해서는 변화구 능력을 향상시켜야 한다. 제구력과 경기운영능력은 많은 발전이 이뤄진 상태. 직구와 함께 주무리고 구사하는 커브의 각과 스피드를 더 가다듬어야 하며, 체인지업도 어떤 상황에서든 던질 수 있어야 한다.

성장 과정에서 정신적, 육체적으로 큰 시련을 겪었기 때문에 리그를 대표하는 정상급 파워피처로 성장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아직 24살에 불과한데다 엄청난 재능을 자랑했던 유망주였기 때문에 꾸준히 선발 등판 기회를 얻는다면 2-4선발을 맡으며 두자릿수 승리를 기록하는 류제국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외롭게 뛰었던 시카고 컵스에서와 달리 탬파베이에는 서재응, 최희섭 두 선배가 있어 좀 더 편한 마음으로 경기에 임할 수 있다..

아직까지 자신이 가지고 있는 모든 재능을 꽃피우지 못하고 있는 류제국. 새로운 팀 탬파베이에서 재능을 폭발 시키며 힘차게 날아오를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임동훈 스포츠동아 기자 arod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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