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5일 개막 여자농구가 기다려지는 두 선수

  • 입력 2006년 12월 27일 0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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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여자농구는 2006 도하 아시아경기에서 사상 첫 ‘노메달’의 수모를 당했다. 최근 인기 하락에 성적 하락까지…. 설상가상의 여자 농구지만 그래도 희망은 남아 있다. 내년 1월 5일 개막하는 겨울리그에서 첫선을 보이는 두 선수가 그 희망의 끈을 이어가려 한다.》

혼혈 브라운…美대학서 탄탄한 기본기 쌓아

한국인 어머니와 미국인 아버지 사이에 태어난 마리아 브라운(23·175cm)은 미국 뉴욕 페이스대를 졸업한 뒤 8월 한국으로 건너와 금호생명 유니폼을 입었다.

브라운은 대학 시절 경기당 평균 9.7득점, 5.3리바운드, 2.9어시스트를 올렸다. 빠르고 유연하고 기본기가 탄탄하다. 하지만 입국할 때부터 언론의 관심은 그녀의 외모에 쏠렸다. 가수 유진을 닮았다는 얘기도 많이 들었다.

“미국에 있을 때는 예쁘다는 말 못 들었는데…. 데뷔하면 실력으로 화제가 되고 싶어요.”

브라운은 한국에 대한 적응도 이제 웬만큼 했다. 전담 통역 이영화 씨는 “어릴 때부터 어머니에게 엄한 가정교육을 받아서인지 남을 배려하는 게 몸에 뱄다”고 전한다.

미국 국적의 브라운은 부모 중 한 명 이상이 한국 국적이면 한국 선수로 인정한다는 여자 농구연맹 규정에 따라 국내 선수로 활동한다.

“어머니가 있는 미국에 다녀오고 싶을 때도 많았지만 꾹 참았어요. 훈련할 시간도 뺏기고 시차 적응도 해야 되거든요. 좋은 성적으로 리그를 마친 뒤 자랑하러 갈 거예요.”

202cm 하은주…뛰는 팀마다 우승 이끌어

올 여름리그가 끝난 뒤 여자 프로농구계의 최대 관심사는 하은주(23·202cm)의 거취였다.

1980년대에 활약했던 김영희(205cm) 이후 처음 등장한 2m대 센터인 그를 영입하기 위해 여러 구단이 경쟁을 벌였다. 결국 그는 5년간 10억여 원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진 신한은행의 유니폼을 입었다.

하은주는 선일여중 3학년 때 일본으로 건너간 뒤 2002년 일본 실업팀 선수로 뛰기 위해 일본으로 귀화했다. 일본에 있을 때는 고교에서도, 실업에서도 모두 팀을 정상으로 이끌었다. 최근 다시 한국 국적을 회복한 하은주는 이제 대표팀의 기둥 역할도 떠맡아야 한다.

“좋은 선배들과 손발을 맞추면서 많이 배웠어요. 팀 동료들이 다들 패스를 잘해 주는 스타일이라 마음 편하게 훈련하고 있어요.”

농구 관계자들은 “하은주는 골밑에 서 있기만 해도 상대팀에 위협적인 존재”라며 그의 활약에 큰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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