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정 김연아 시니어 그랑프리 역전우승

  • 입력 2006년 12월 17일 14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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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겨요정' 김연아(16.군포 수리고)가 성인 무대 데뷔 첫해에 여자 피겨의 '별중의 별'에 올랐다.

김연아는 16일(한국시간) 오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아이스 팰리스에서 펼쳐진 2006-2007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스케이팅 시니어 그랑프리 파이널 마지막날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119.14점을 얻어 전날 쇼트프로그램에서 따낸 65.06점을 합쳐 총점 184.20점으로 일본의 '동갑내기 라이벌' 아사다 마오(172.52점)를 11.68점 차로 크게 제치고 역전 우승에 성공했다.

이로써 지난 3월 세계 주니어 피겨선수권대회에서 한국 선수로는 사상 처음 금메달을 목에 걸면서 한국 빙상 100년의 역사를 새로 썼던 김연아는 9개월 만에 시니어 무대 정상에 오르면서 세계 최정상급 선수로 확실히 자리매김을 했다.

이날 하늘색 의상을 입고 네 번째 순서로 연기에 나선 김연아는 허리 통증 때문인지 허리 부위에 테이핑을 한 채로 얼음판 위에 나서 걱정을 자아냈다.

하지만 걱정은 이내 환희로 변했다.

'종달새의 비상'의 선율에 맞춰 연기를 시작한 김연아는 첫 번째 트리플 플립-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연속 공중 3회전)을 깨끗하게 마친 뒤 연이어 멋진 이너바우어(허리를 뒤로 젖힌 채 활주)와 더블 악셀(공중 2회전반)을 성공시키면서 큰 박수를 받았다.

김연아는 또 레이백 스핀에 이은 트리플 러츠도 완벽하게 성공하면서 역전 우승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했다.

마지막 더블 악셀 착지에서 불안한 모습을 보였지만 이내 트리플 살코우에 이은 콤비네이션 스핀으로 연기를 마무리했다.

심판들은 연기를 마친 김연아에게 119.14점(기술요소 점수 61.78점, 프로그램 구성요소 점수 57.36점)을 줬다. 전날 쇼트프로그램 점수(65.06점)을 합친 총점은 184.20점으로 자신의 역대 최고점(184.54점)에 0.34점 뒤지는 좋은 기록이었다.

김연아의 뒤를 이어 연기에 나선 안도 미키(18.일본)는 컨디션 난조로 3회전 점프를 제대로 소화하지 못해 점수를 93.29점의 점수를 얻는데 그쳐 총점이 157.32점에 머물렀다.

마지막으로 경기에 나선 선수는 '라이벌' 아사다.

전날 쇼트프로그램 1위에 올랐던 아사다는 첫 번째 트리플 악셀(공중 3회전반)을 시도하다 엉덩방아를 찧으면서 불안한 출발을 보였다.

이후 안정된 연기를 펼치는 듯 했지만 연기 후반에 두 번째로 넘어지면서 감점 2점을 받고 103.18점에 머물면서 총점 172.52점으로 금메달을 김연아에게 넘겨줬다.

김연아를 지도하는 박분선 코치는 "허리 부상으로 전반적으로 연기가 조금씩 불안했는 데 1등을 했다는 결과를 보고 서로 깜짝 놀랐다"며 "컨디션이 좋지 않아 난도가 높은 연기로 부담을 줄 상황이 아니어서 자신감을 심어주는 데 역점을 뒀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연습할 시간이 부족해서 프로그램 구성은 지난 4차 그랑프리 때와 똑같이 했는데 김연아에게 잘 맞은 것 같았다"며 "일본 선수들이 실수를 많이 한 것도 행운으로 돌아왔다"고 덧붙였다.

한편 김연아는 18일 갈라쇼를 마친 뒤 19일 오후 귀국할 예정이며 연말까지 휴식을 취하고 내년 1월 국내 대회에 출전하면서 동계 아시안게임에 대비할 예정이다.

김동원기자 davi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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