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올림픽축구팀 한일전 지휘 홍명보 코치

  • 입력 2006년 11월 9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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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박영대 기자
파주=박영대 기자
“이제야 축구가 보인다.”

1년 만에 크게 달라졌다. ‘영원한 리베로’ 홍명보(37·사진) 한국축구대표팀 코치 얘기다.

지난해 딕 아드보카트 전 한국축구대표팀 감독체제에서 코치직에 입문할 때만 해도 “그라운드보다 벤치에 앉아 있는 게 마음이 편하다”던 그가 “이젠 그라운드에서 뛰는 게 나을 것 같다”고 말했다.

14일 창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리는 올림픽대표 한일전에 ‘1일 감독’직을 맡은 홍 코치를 8일 파주에서 만났다.

첫마디는 “부담스럽다”였다. 특히 “국민 전체가 관심을 가지는 한일전을 혼자 총지휘한다는 것에 심장이 멎을 것 같다”고.

○ 일본전 경험 있는 선수 많아 자신감 넘쳐

‘아드보카트호’ 때는 코치였지만 실제로는 선수들의 ‘맏형’ 역할이었고 핌 베어벡 감독 밑에서 “이제야 코치가 됐다”고 했다. 처음엔 선수들의 움직임조차 보이지 않았지만 이젠 문제점까지 파악할 정도로 ‘고수’가 됐다.

치밀한 분석에 정확한 판단력도 생겼다고. 베어벡 감독을 옆에서 지켜만 봐도 축구가 보인단다. 그는 “베어벡 감독도 거스 히딩크나 아드보카트 감독 같은 명감독이 됐으면 좋겠다. 그렇게 되도록 최선을 다해서 돕겠다”고 다짐했다.

“김진규(이와타)가 15일 이란전에 뛰기 때문에 수비라인에 큰 구멍이 생겼고 선수들도 경기 하루 전인 13일에나 모두 소집돼 어려운 점이 많다. 하지만 한일전은 심리적 요소가 강하다. 19세 이하 청소년 시절 일본을 많이 상대했던 선수가 많아 자신감은 넘친다.”

이렇게 어려운 여건이기 때문에 홍 코치의 지도력이 더욱 절실하다. 한일전을 준비하며 베어벡 감독과 장단점을 모두 파악해 부족한 것을 채우는 데 집중하고 있다. 특히 선수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있다.

○ 항상 선수 눈높이서… 이제 축구가 보인다

“스타플레이어 출신 감독은 자신의 입장에서만 생각해 좋은 감독이 되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실제로 코치가 돼 보니 선수들이 못하는 것에 대해 짜증이 날 때도 있다. 하지만 항상 선수의 입장에서 생각해야 한다.”

‘스타플레이어 출신은 스타 감독이 되지 못한다’는 속설을 깨겠다는 그의 의지는 강했다. 그만큼 더 공부하고 있다. 현재 고려대에서 박사과정(스포츠마케팅 전공)을 밟고 있다.

홍 코치는 성인팀, 올림픽팀, 아시아경기팀으로 나뉜 현재의 난맥상이 오히려 한국 축구의 미래를 위해서는 좋다고 했다. 코칭스태프가 역할 분담을 충실히 할 수 있어 혼란이 생길 여지도 없고 “많은 선수를 지켜볼 수 있어 세대교체의 좋은 기회”라고 했다.

현역에서 은퇴한 그가 아직도 팬들의 환호성을 독차지하는 비결은 무엇일까.

“특별한 비결은 없다. 다만 구설에 오르지 않도록 노력했고 늘 겸손하려고 했다. 특히 어려운 사람들을 배려하려고 노력했다.”

홍 코치는 매년 소아암돕기자선축구대회를 열고 있다. 올해도 12월 24일(장소 미정)에 열린다. 또 서울 서초구에서 어린이축구교실을 열어 꿈나무들을 지도하고 있다.

파주=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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