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도형 일냈다… 6회말 4-4 동점때 천금같은 결승포

  • 입력 2006년 10월 17일 03시 05분


한화 이도형이 4-4로 맞선 6회 1사후 승부의 추를 다시 돌리는 솔로 홈런을 터뜨린 뒤 다이아몬드를 돌고 있다. 이도형은 준플레이오프 1차전부터 이전 타석까지 18타수 무안타의 극심한 타격 슬럼프를 겪었다. 대전=연합뉴스
한화 이도형이 4-4로 맞선 6회 1사후 승부의 추를 다시 돌리는 솔로 홈런을 터뜨린 뒤 다이아몬드를 돌고 있다. 이도형은 준플레이오프 1차전부터 이전 타석까지 18타수 무안타의 극심한 타격 슬럼프를 겪었다. 대전=연합뉴스
언제인가부터 한화 이도형(31)의 이름 앞엔 ‘뜬금포’란 수식어가 붙었다. 연일 헛방망이를 돌리다가 가끔씩 누구도 예상치 못한 홈런을 치면서 생긴 별명이었다. 정규 시즌에서 그렇게 친 홈런이 19개나 됐다.

포스트시즌에 들어 이도형의 방망이는 다시 긴 침묵에 빠졌다. KIA와의 준플레이오프 3경기 성적은 10타수 무안타. 현대와의 플레이오프 2차전까지도 6번 타석에 들어 서 1개의 안타도 때려내지 못했다. 14일 열린 2차전에서는 선발 출장 명단에서도 밀려나 대타로 한 번 타석에 들어섰다가 삼진으로 물러났다.

그러나 그에겐 여전히 한 방이 있었다. 터질 듯 터지지 않던 그의 ‘뜬금포’는 16일 열린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마침내 포문을 열었다.

4-4 동점이던 6회 말 한화 공격. 5회까지 4-2로 앞서던 한화는 6회 초에 2점을 내주며 동점을 허용했다. 쫓기는 처지가 된 한화로선 분위기 반전이 절실했다.

1사 후 이도형이 타석에 들어섰다. 현대의 세 번째 투수 송신영의 손을 떠난 초구 커브가 완만한 포물선을 그리며 한가운데로 들어왔다.

순간 이도형의 방망이가 번개같이 돌았다. 타구는 커브의 포물선보다 수백 배는 더 큰 포물선을 그리며 왼쪽 스탠드 중앙으로 떨어졌다. 포스트시즌 20타석 만에 터진 첫 안타가 승부를 결정짓는 소중한 홈런이었다.

5-4의 1점 차 승리를 거둔 한화는 상대 전적 2승 1패로 한국시리즈 진출에 1승만을 남겨두게 됐다. 반면 첫 경기 승리 후 2번을 내리 진 현대는 17일 열리는 4차전에 모든 것을 걸어야 하는 처지가 됐다.

2차전에서 정민철을 깜짝 선발로 내세우며 성공을 거뒀던 김인식 한화 감독의 용병술은 이날도 빛이 났다.

6회 4-4 동점을 허용한 뒤 계속된 2사 1, 2루 위기에서 김 감독은 1차전 선발 투수였던 문동환을 등판시켜 추가 실점을 막았다. 문동환은 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낸 뒤 마운드를 구대성에게 넘겼고, 구대성은 승리를 지켰다. 이날 경기 최우수선수로 선정된 구대성은 포스트시즌 통산 최다 세이브 기록(8개)과 타이를 이뤘다.

대전=이헌재 기자 uni@donga.com

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

양팀 감독의 말

▽한화 김인식 감독=점수를 뽑아야 할 상황에서 뽑지 못했고 실점은 쉽게 하는 등 어려운 경기를 펼쳤다. 문동환을 6회에 투입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류현진의 구위는 시즌 때보다는 떨어졌지만 볼 배합은 괜찮았다. 오늘 최고 수훈 선수는 구대성이다. 내일 선발은 송진우인데 상대도 총력전을 펼칠 것인 만큼 상황에 따라 일찍 교체할 수도 있다.

▽현대 김재박 감독=6회 이도형에게 홈런을 맞은 것이 가장 아쉽다. 상대 마무리 투수인 구대성의 공을 우리 타자들이 못 친 게 패인이다. 타선에서 한화에 강한 송지만이 부상으로 빠진 것도 아쉽다. 그럼에도 끝까지 따라붙는 좋은 경기를 했다. 내일 경기가 마지막이 될 수도 있는 만큼 총력전을 펼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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