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미녀새’ 최윤희 “새는 어떻게 날죠?”

  • 입력 2006년 9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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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러시아 볼고그라드에서 합동훈련 때 이신바예바와 다정하게 포즈를 취한 최윤희(왼쪽). 사진 제공 육상경기연맹
2004년 러시아 볼고그라드에서 합동훈련 때 이신바예바와 다정하게 포즈를 취한 최윤희(왼쪽). 사진 제공 육상경기연맹
5m01과 4m05의 싸움. 해봤자 승산은 없다.

그렇다고 가만히 있을 수는 없는 법. “5m01에게 배우면 되지∼. 그래 한 수 배우는 거야.” ‘한국의 미녀 새’ 최윤희(20·원광대)가 28일 열리는 대구국제육상경기대회에 임하는 자세다.

○28일 대구국제육상대회서 재회

여자 장대높이뛰기 한국 최고기록(4m05) 보유자인 그가 세계 최초로 5m 벽을 깨며 세계 최고기록(5m01)을 가지고 있는 ‘미녀 새’ 옐레나 이신바예바(24·러시아)와 맞대결을 펼친다.

“신바 언니를 오랜만에 봐 너무 기뻐요. 선물도 하나 샀어요. 전주의 꽃무늬부채로요.”

최윤희는 대회에 나가는 게 아니라 친구를 오랜만에 만나러 나가는 듯 들떠 있었다. 최윤희는 이신바예바를 신바 언니라고 부른다. 2004년 러시아 볼고그라드에서 합동훈련을 할 때 이신바예바에게 이미 한 수 배워 잘 알고 지내는 사이. 당시 장대를 잡는 그립이 불안했는데 이신바예바의 지도로 안정됐다. 그 후 4m 벽을 깨고 한국 최고의 간판선수가 됐다.

이번엔 장대를 낚아채 공중으로 도약하는 동작을 유심히 지켜보고 배울 작정이다. 도움닫기 질주도 좋고 유연성도 좋은데 양팔로 장대를 밀쳐내고 바 위로 솟구치는 동작이 잘 안 된다.

○2년 전 러 전훈 때 ‘그립’ 배워 한국신

최윤희를 지도하는 이원(66) 감독은 “그동안 공중 동작이 미흡했었다. 그래서 이번에 이신바예바의 동작을 보고 배우라고 했다. 세계 최고의 선수가 어떻게 하는지를 보면 자신과 비교돼 동기 부여가 잘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감독은 이 동작만 마스터하면 4m30도 넘을 수 있다고 했다.

171cm, 59kg의 날씬한 몸매. 이신바예바(174cm, 65kg)에게 절대 뒤지지 않는다. 공중 동작을 잘 다듬으면 아시아 기록(4m53) 경신까지도 바라볼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

전북 김제 중앙초등학교 6학년 때 남학생들과 어울려 축구 야구 족구 등을 즐기는 최윤희를 이 감독이 보고 김제 금성여중 1학년 때 육상 장대높이뛰기에 입문시켜 지금까지 7년째 지도하고 있다.

“늘씬한 몸매에 얼굴도 예뻐 남학생들에게 인기가 많아요. 솔직히 그래서 걱정이에요. 한눈 팔까봐”라며 이 감독은 한숨을 쉰다. 하지만 멋진 외모로 육상계에선 ‘미녀 스타’로 통한다. ‘한국판 이신바예바’로 불리기도 한다. “실력에선 제가 뒤지지만 미모에선 제가 한 수 위일걸요.”

최윤희의 이번 대회 또 하나의 목표는 자신의 한국기록을 경신하는 것이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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