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무 “아홉수 걸리는 줄 알았네”…K리그 9번째 100승 감독

  • 입력 2006년 8월 31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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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와 봐”울산 현대 이천수(오른쪽)가 성남 일화와의 경기에서 김두현(왼쪽)을 따돌리고 골문을 향해 질주하고 있다. 성남=연합뉴스
“따라와 봐”
울산 현대 이천수(오른쪽)가 성남 일화와의 경기에서 김두현(왼쪽)을 따돌리고 골문을 향해 질주하고 있다. 성남=연합뉴스
30일 광주 상무와의 경기 전 만난 전남 드래곤즈 허정무(사진) 감독은 “100승 얘기는 꺼내지도 말라”고 했다.

“아홉수에 걸린 건지. 통 부담이 돼서….”

전남 구단 홍보실도 “플래카드나 기념행사도 일부러 준비 안 했다”고 했다. 허 감독은 100승을 눈앞에 두고 두 경기 연속 고지 달성에 실패하고 있었다. 홈경기에서 멋진 승리를 안겨주고 싶었지만 광양 전용구장에는 오후부터 추적추적 비가 내렸다. 모두가 말을 아꼈다.

킥오프 하자마자 멈춘 비는 결국 100승 달성을 축하하는 비였다. 전남이 광주 상무를 2-0으로 꺾었고 허 감독은 통산 100승 고지에 올랐다.

한국 프로축구 24년 역사상 9번째. 앞서 고재욱 김정남 김호 박성화 박종환 이회택 조광래 차경복 감독이 100승을 이뤘다.

전남은 전반 22분 송정현이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솟아올라 정확한 헤딩슛으로 첫 골을 넣었다. 이번에는 승리를 확신했는지 허 감독의 부인 최미나 씨가 선수단 가족과 기자단에 준비해 왔던 떡을 돌리기도 했다. 후반 10분에는 양상민의 프리킥에 이은 셀미르의 추가골이 터져 승리를 확정지었다.

허 감독은 이날 승리로 통산 272경기 만에 100승 93무 79패를 기록했다. 1993년 포항에서 사령탑으로 데뷔한 뒤 1995년까지 42승을 이뤄냈고 1996∼98년 전남을 맡으며 39승을 보탰다. 6년 공백 이후 지난해 다시 전남의 지휘봉을 잡은 끝에 이뤄낸 쾌거다.

허 감독은 “무척 기쁘고 홀가분하다. 투혼을 불사르며 열심히 싸워준 선수들이 정말 고맙다”며 “전남은 다시 새로운 팀으로 거듭나고 있다. 플레이오프 진출을 위해 매 경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천수 벼락골… 성남 상승세 꺾어

한편 울산 현대는 최근 국내 잔류를 선언한 이천수의 결승골로 2연승을 달리던 성남 일화를 1-0으로 격파했다. 이천수는 시즌 5호골. 성남은 최근 홈 5경기 연속 무패 행진을 마감했다.

광양=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

전남 2-0 광주

울산 1-0 성남

대구 3-1 부산

대전 3-1 경남

수원 2-1 인천

서울 3-1 포항

제주 2-1 전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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