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로 본 월드컵 열풍…218만명 “거리로” 2255만명 “TV로”

  • 입력 2006년 6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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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 독일 월드컵의 한국대표팀 첫 경기인 토고전이 전국을 붉게 물들였다는 것이 수치로도 확인되고 있다.

13일 전국 267곳에서 모두 218만여 명(경찰 추산)이 운동장과 거리에 모여 “대∼한민국”을 외쳤다. 경찰의 당초 예상보다 70여만 명이 늘어났다. 2002년 한일 월드컵 첫 경기였던 폴란드전 때 50만여 명이 거리 응원전을 벌인 것에 비하면 4배 이상으로 늘어났다.

거리 응원자를 포함해 전체 국민의 절반 가까이가 TV를 통해 토고전을 지켜본 것으로 나타났다. 지상파 방송 3사의 경기 시청률 합계는 73.7%였다. 시청률 조사회사인 TNS미디어코리아에 따르면 특히 후반 27분 안정환 선수가 역전골을 터뜨렸을 당시 순간 시청률의 합계는 82.5%였다. 이를 전국 모집단을 기준으로 추정하면 전체 국민 4700여만 명 중 2255만여 명이 TV로 경기를 봤다고 TNS 측은 설명했다.

이날 서울 광화문 일대에선 경기 시작 직전 일부 통신사의 휴대전화가 불통됐다. 좁은 지역에서 폭주하는 통화량을 주변 기지국으로 분산하면서 통화 시스템이 지연됐기 때문.

경기 시작 전과 종료 직후 통화량이 평소에 비해 급증했다. 많은 사람이 경기 시작 전 서로 통화하면서 승리를 기원하고, 승리의 기쁨을 함께했기 때문이다.

13일 오후 9∼10시 통화량은 전날 같은 시간대에 비해 SKT는 41.3%, KTF는 52.9%, LGT는 30.6% 늘었다. 14일 0시∼오전 1시 통화량은 전날 같은 시간대에 비해 SKT는 105.9%, KTF는 123.1%, LGT는 51.9% 늘었다.

붉은악마 티셔츠도 불티나게 팔렸다. ‘붉은악마 공식 응원복’ 제조업체 ‘베이직 하우스’ 관계자는 “70만 장이 팔릴 것으로 예상했으나 지난달 말 30만 장을 추가 제작했다”며 “추가 제작분도 거의 다 팔렸다”고 밝혔다.

온라인 쇼핑몰 G마켓은 6월 들어 월드컵 관련 티셔츠를 매일 3000장 이상, 뿔 달린 머리띠를 매일 1000개 이상 팔고 있다.

50여만 명이 모인 광화문 일대 편의점과 식당은 밤늦게까지 야식을 즐기려는 이들이 몰리자 즐거운 비명을 질렀다.

지하철은 거리 응원을 마치고 몰려든 시민들로 몸살을 앓았다. 14일 0시∼오전 2시 서울 지하철 1∼4호선 이용객은 40만2300여 명으로 평상시(5만여 명)보다 8배 이상 많았다.

범죄자들도 이날 월드컵 응원 열풍에 빠져 범죄가 전반적으로 줄었다.

경찰은 13일 오후 8시∼14일 오전 2시 112신고 건수는 2743건으로 2주 전 같은 요일에 비해 19.3% 줄었다고 밝혔다. 경기 중이던 오후 10시∼밤 12시에는 무려 49.4%나 줄었다.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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