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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6년 6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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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골프 여왕’ 박세리(CJ)는 마치 축구장에 있는 것처럼 들떠 있었다.
12일 오랜 슬럼프를 끊고 25개월 만에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우승한 박세리는 기쁨이 채 가시기도 전인 13일 한국과 토고의 독일 월드컵 첫 경기 응원에 열을 올렸다. 미국 플로리다 주 올랜도 집에서 지인들과 TV 중계를 지켜보며 연방 “대∼한민국”을 외쳤다.
그는 월드컵과 인연이 깊다. 4년에 한 번, 월드컵이 열리는 해만 되면 맥도널드LPGA챔피언십 정상에 선 것. 프랑스 월드컵이 열린 1998년 LPGA 데뷔 첫 승을 올렸고 한일 월드컵이 벌어진 2002년 두 번째 우승컵을 안았다. 당시 최종 라운드가 끝난 몇 시간 후 한국 축구대표팀은 미국과의 조별리그에서 1-1로 비기며 16강 진출의 유리한 고지에 올랐다.
박세리처럼 LPGA투어에서 활약하는 한국 선수들은 모처럼 대회가 없는 이번 주 멀리서나마 ‘붉은악마’라도 된 듯 축구 열기에 빠져 들었다.
미국 샌디에이고에 사는 한희원(휠라코리아)은 현지 시간 오전 6시에 시작된 한국-토고전을 보기 위해 새벽잠을 설쳤다. 야구스타 출신 남편 손혁과 손을 잡고 답답하던 전반전 경기를 지켜보다 후반전에 한국이 두 골을 연이어 넣자 속이 후련했다고.
‘슈퍼 땅콩’ 김미현(KTF)은 같은 인천 출신인 이천수의 플레이에 엄지손가락을 세웠다. 김미현은 “이천수도 나처럼 단신인데 원래 작은 선수가 잘하는 법”이라며 “우리 선수도 그렇게 프리킥을 잘 차는 줄 몰랐다”며 기뻐했다.
신인왕이 유력한 이선화(CJ)는 아침부터 한국 식당을 찾아 교민들과 응원전을 펼쳤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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