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E조’ 죽음같은 이변은 없었다…伊-체코 나란히 1승

  • 입력 2006년 6월 14일 03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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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변은 없었다.

13일(한국 시간) 열린 2006 독일 월드컵 E조 경기에서 이탈리아와 체코가 각각 가나와 미국을 2-0과 3-0으로 완파하고 16강 진출의 청신호를 밝혔다.

‘전통의 강호’인 이탈리아와 체코, ‘신흥 강호’인 미국과 가나가 함께 속한 E조는 C조(아르헨티나 코트디부아르 네덜란드 세르비아몬테네그로)와 함께 이른바 ‘죽음의 조’로 꼽혀 왔다. 뚜껑을 열기 전까지만 해도 팽팽한 접전이 예상됐지만, 첫 두 경기의 결과는 ‘관록’의 우세로 결판났다.

‘아주리 군단’ 이탈리아는 전반 40분 안드레아 피를로의 선제골과 후반 38분 빈첸초 이아퀸타의 쐐기골로 가나를 2-0으로 꺾었다.

첫 골의 주인공인 미드필더 피를로는 득점뿐 아니라 중원에서 과감한 태클로 상대 공격을 사전에 차단하는 등 공수 양면에서 빼어난 활약을 펼쳐 이 경기 최우수선수로 선정됐다. 피를로는 프란체스코 토티가 왼쪽 코너에 밀어준 볼을 골 지역 왼쪽 앞에서 오른발로 차 넣어 첫 골을 뽑아냈다.

가나는 후반 아사모아 기안이 골문 앞에서 득점 기회를 잡았으나 상대 수비에 밀려 넘어지면서 득점에 실패했다. 심판은 반칙을 선언하지 않았다. 기안은 7분 뒤 페널티 지역 안에서 다시 수비수의 발에 걸려 넘어졌으나 역시 페널티킥이 선언되지 않아 분루를 삼켰다.

앞서 열린 경기에서 체코는 ‘도르트문트 출신 듀오’의 맹활약으로 미국을 3-0으로 완파했다.

선제골을 넣은 얀 콜레르와 2골을 연속으로 잡아낸 토마시 로시츠키는 지난 시즌까지 독일 분데스리가 보르시아 도르트문트에서 호흡을 맞춘 사이. 시즌이 끝난 뒤 콜레르는 프랑스의 AS 모나코로 이적했고 로시츠키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아스널로 팀을 옮겼다.

올해 26세인 로시츠키는 파벨 네드베트의 뒤를 잇는 체코의 공격형 미드필더. 드리블, 패스, 슛의 3박자를 갖춘 화려한 플레이로 ‘그라운드의 모차르트’라는 애칭으로 불리고 있다.

이날 경기에서 로시츠키는 전반 36분 중앙에서 흘러나온 볼을 페널티 지역 왼쪽에서 강한 오른발 중거리슛으로 득점을 뽑아냈고 후반 31분에는 네드베트의 패스를 이어받아 쐐기골을 넣었다. 한편 첫 골의 주인공인 콜레르가 경기 도중 무릎을 다쳐 남은 경기에서 체코의 전력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본선에 진출하지 못했던 체코는 이후 2004년 유럽선수권대회(유로2004)에서 4강에 오르는 등 전력이 급상승했다. 현재 브라질에 이어 국제축구연맹(FIFA) 세계 랭킹 2위다.

주성원 기자 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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