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기 대신 한반도 기를 단 ‘태극전사’ 맥주광고 논란

  • 입력 2006년 6월 12일 16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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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기가 사용된 H맥주 광고 사진 캡쳐.
한반도기가 사용된 H맥주 광고 사진 캡쳐.
월드컵 국가대표선수들의 유니폼에 태극기 대신 한반도기를 넣은 TV광고가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문제의 광고는 H맥주사가 5월말부터 내보내기 시작한 ‘즐거운 상상’. 우리나라가 월드컵에서 우승을 한다는 내용의 이 광고에서 박지성 선수를 비롯한 모델들은 태극기 대신 파란색 한반도기를 가슴에 달고 등장한다.

하지만 광고는 즉각 논란 꺼리가 됐다. 특히 그동안 ‘태극기만이 유일한 국기’라며 한반도기 사용을 꾸준히 반대해온 보수단체들은 “이번 광고가 국가정체성을 흐린다”며 크게 반발하고 나섰다.

12일 라이트코리아, 대한민국바로세우기여성모임 등 보수단체들은 H맥주 본사 앞에서 ‘한반도기 부착 광고 규탄’ 시위를 벌이고 “H맥주사가 친김정일세력들이 즐겨 사용하는 한반도기를 부각시켜 국가정체성의 혼란을 불러오고 있다”며 광고 중단과 공식사과를 요구했다.

활빈단도 이날 “남북단일팀도 아닌데 대한민국 국가대표팀 유니폼에 한반도기를 사용한 것은 국민정서를 무시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들은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오는 15일부터 다음달 광복절까지 전국 주요 도시 번화가를 순회하며 H맥주 불매운동을 벌이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H맥주사는 “일부러 태극기를 뗀 게 아니다”며 억울하다고 밝혔다.

H맥주 홍보실 관계자는 “대한축구협회의 공식후원업체가 아니기 때문에 유니폼에 호랑이 마크나 태극기를 사용할 수 없었다”며 “인공기를 넣은 것도 아닌데, 친김정일이라니 말도 안 된다. 너무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문제가 된 광고에 대해선 수정하는 쪽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반도기는 지난 2000년 시드니올림픽 남북공동입장 때 처음 등장한 이후 통일 한반도를 상징하는 깃발로 사용돼왔다. 그러나 최근 들어 평택 대추리 시위 등 반미 친북 시위 때마다 단골로 등장해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최현정 동아닷컴 기자 phoeb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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