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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6년 6월 12일 03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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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로 2006 독일 월드컵 경기를 지켜보던 많은 사람이 평소와 다른 심판들의 모습을 보고 의아해했다.
클로즈업된 진지한 표정의 심판들의 머리에 가수들이 라이브 공연할때나 쓸 법한 무선 헤드셋이 씌어 있었기 때문.
가수들과 다른 점이 있다면 경기 중 평균 13km 이상을 뛰어다니는 심판들은 그라운드에 헤드셋이 떨어지는 것을 염려해서인지 마이크가 지나가는 뺨 부분에 반창고를 붙여서 단단히 고정하고 있다는 것.
무선 헤드셋은 이번 2006 독일 월드컵에서 처음 등장한 ‘포청천’들의 신무기. 이 무선 헤드셋을 통해서 경기 중 주심과 선심이 서로 실시간으로 대화해 판정한다.
월드컵에 나서는 심판들은 세계 최고의 명판관이지만 경기 중 중요한 순간을 놓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는 게 어쩔 수 없는 현실. 오프사이드는 물론 팔꿈치 가격이나 무모한 태클 등 반칙을 가능한 한 빠짐없이 적발해 내기 위해서 헤드셋이 동원됐다.
그동안 비디오 판독 등 전자장비 이용에 거부반응을 보이던 국제축구연맹(FIFA)이 월드컵에서 무선 헤드셋을 사용하게 된 것은 그만큼 심판 판정 시비를 차단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무선 헤드셋의 도입은 ‘트리오 시스템’의 등장과 무관하지 않다.
‘트리오 시스템’이란 같은 나라 또는 같은 대륙 출신 심판 3명이 한 조를 이뤄 경기를 진행하는 것으로 이번 월드컵부터 적용되기 시작했다. 대화를 나누려면 심판들이 같은 언어를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휘슬과 옐로와 레드카드, 깃발 정도만 준비하면 되던 축구 심판들도 전자장비로 무장하는 시대가 됐다.
전창 기자 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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