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어 취재석]박지성 슛, 맨체스터 기살렸다

  • 입력 2005년 8월 22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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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강적 애스턴 빌라를 1-0으로 꺾고 승리를 이어가는 가운데 박지성은 프리미어리그의 축구를 배워 나가는 과정에서 다시 한번 중요한 진일보를 했다.

홈 데뷔전에서 보여 준 박지성의 굳은 결심과 역동성은 그가 400만 파운드를 쓸 가치가 충분히 있다는 것을 확인시켜 준 것.

박지성의 맨체스터에서의 경력은 아직 햇병아리 수준이지만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주전 크리스티아누 호나우두를 쓰지 않고 그를 다시 한번 선발로 출장시켰다. 13일 에버턴과의 개막전에서 보여 준 박지성의 플레이에 퍼거슨 감독이 깊은 감명을 받았고 애스턴전에 투입해 승리를 맛보고 싶어 했기 때문이다.

퍼거슨 감독은 박지성에 대해 “그를 보면 무척 기분이 좋고 행복하다”고 격찬한 바 있다.

그러나 박지성은 맨체스터의 전술 포메이션과 마찬가지로 진정한 성공을 위해서는 좀 더 세밀하게 기량을 다듬을 필요가 있다.

퍼거슨 감독은 이번 경기에서 뤼트 반 니스텔로이를 최전방 공격수로 놓고 박지성과 웨인 루니가 양쪽에서 그를 돕도록 했다. 이 시스템으로 맨체스터는 공격의 주도권을 쥘 수 있었다. 퍼거슨 감독은 만족했을지 모르지만 수비를 완전히 무력화시키지는 못했다.

박지성은 전반 28분 폴 스콜스, 반 니스텔로이와 공을 주고받다가 순간적으로 폭발적인 슛을 날렸고 상대팀 골키퍼 토마스 소렌센은 곡예와 같은 다이빙으로 공을 살짝 건드렸다. 결국 공은 크로스바를 때린 후 비켜 나가고 말았지만 이 슈팅은 공격의 흐름을 맨체스터 쪽으로 바꾸어 놓기에 충분했다. 결국 맨체스터는 후반 21분에 반 니스텔로이가 결승골을 터뜨렸다.

프리미어리그 최초의 한국인 선수 박지성은 지금까지는 ‘아주 좋아 보인다’. 맨체스터는 감독이 요구한 대로 산뜻한 출발을 하며 프리미어리그 2승을 포함해 3연승을 거뒀고 아직 한 골도 허용하지 않았다.

박지성은 최근 맨체스터 구단 공식 매거진과의 인터뷰에서 “게임의 속도가 무척 빠르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나는 이 수준에 내가 맞는다는 것을 증명해 보이고 또 팀이 프리미어리그와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잉글랜드 축구전문기자 rob.wightman@virgi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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