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테네올림픽]中 여자하키 김창백 감독 “결승에서 만나면 좋겠네요”

  • 입력 2004년 8월 11일 18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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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4강에 오른 뒤 메달을 따는 게 목표입니다.”

까무잡잡한 얼굴과 까랑까랑한 목소리는 여전했다.

2002년 부산아시아경기대회에서 5연패를 노리던 한국을 꺾고 중국의 사상 첫 하키 금메달을 이끈 김창백 감독(48·사진).

해외 진출 한국 지도자의 성공사례로 꼽히는 김 감독이 중국 여자하키대표팀 사령탑으로 다시 아테네올림픽에 출전했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서 5위에 그친 성적을 뛰어넘는 성과를 얻겠다는 게 김 감독의 각오. 이를 위해 12일에는 친정팀 한국과 연습경기도 갖기로 했다. 김 감독과 한국여자하키대표팀의 김상열 감독은 89년부터 5년 동안 남녀 대표팀 코치로 맡아 동고동락한 사이. 그래서인지 김창백 감독은 “중국과 한국이 둘 다 잘 해서 결승에서라도 만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2001년 중국으로 건너가 지휘봉을 잡은 뒤 하키 변방국가였던 중국을 세계 정상으로 조련했다. 선수들에게 ‘마구이(마귀)’라는 별명을 얻었을 만큼 지옥 훈련으로 유명한 김 감독. 자기 돈으로 운동복을 사주고 영양보충을 위해 직접 시장에 가서 쇠 족발을 사오는 등 아버지 같은 따뜻한 모습을 보여주면서 선수들의 마음까지 사로잡았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는 두 달 동안 유럽 전지훈련을 다녀왔으며 그리스의 무더위에서 대비하기 위해 중국에서 더위로 유명한 장수성에서 섭씨 40도가 넘는 가운데도 땀을 쏟았다. ‘중국 여자 하키의 히딩크’로 불리는 김 감독은 올 연말 계약이 끝나지만 2008년 베이징올림픽까지는 물론이고 종신감독을 해달라는 제의까지 받았다.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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