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테네올림픽]삼성전자-LG전자 아테네를 ‘마케팅聖地’로

  • 입력 2004년 8월 11일 16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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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테네 베니젤로스 공항 출국수속장에 설치된 삼성전자의 초소형 슬라이드 카메라폰(모델명 E800). 삼성전자는 올림픽 기간에 이 휴대전화를 대대적으로 홍보할 계획이다. 사진제공 삼성전자
아테네 베니젤로스 공항 출국수속장에 설치된 삼성전자의 초소형 슬라이드 카메라폰(모델명 E800). 삼성전자는 올림픽 기간에 이 휴대전화를 대대적으로 홍보할 계획이다. 사진제공 삼성전자
《이번 아테네 올림픽에서는 독특한 풍경을 볼 수 있을 전망이다. 올림픽 운영위원이나 선수단 임원들이 방금 경기가 끝난 다른 지역의 결과를 알아보기 위해 휴대전화를 보는 모습이 바로 그것. 경기 결과는 물론이고 메달 순위, 경기장 주변의 호텔과 음식점 등에 대한 정보가 모두 휴대전화를 통해 전달되기 때문이다. 이는 올림픽 무선통신부문 공식 후원사인 삼성전자가 제공하는 올림픽의 첫 무선 서비스다. 삼성전자는 이를 위해 자사의 휴대전화 단말기 1만4000여대를 제공하는 등 휴대전화 브랜드 알리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브랜드 구축의 ‘호기’=삼성전자가 아테네 올림픽에 거는 기대는 크다. 전 세계 소비자들에게 가장 효율적으로 브랜드를 알릴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

삼성전자는 1998년 일본 나가노 동계올림픽 때부터 올림픽 공식 후원사로 활약하고 있다. 이번 아테네 올림픽은 물론 2006년 이탈리아 토리노 동계 올림픽과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도 무선 통신기기 부문 후원사로 참여하게 된다.

삼성전자가 이처럼 올림픽 후원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브랜드 가치 강화 때문이다. 브랜드 가치가 높으면 그만큼 세계시장에서 제값을 받을 수 있다. 삼성전자는 휴대전화는 물론 생활가전 분야에서도 고품질 고가격 전략을 구사 중이다.

브랜드컨설팅업체인 인터브랜드에 따르면 2000년 시드니올림픽 때 52억2000만달러로 세계 43위에 머물렀던 삼성전자의 브랜드 가치는 2002년 솔트레이크 동계올림픽 때 83억1000만달러(34위)로 뛰었다. 세계 휴대전화 시장 점유율은 같은 기간 5.0%에서 9.7%까지 2배 가까이 성장했다.

▼다양한 마케팅=삼성 이건희(李健熙) 회장은 현지에서 사장단 회의를 주재할 계획이다. 삼성의 사장단은 거래처 최고경영자를 초청해 경기를 함께 관람하며 자사의 마케팅 활동을 지원할 계획이다.

아테네 현지에서는 ‘올림픽의 감동을 삼성과 함께’라는 주제로 세계인을 상대로 한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펼친다. 아테네 베니젤로스 공항 출국장에는 1.8m 높이의 최신 슬라이드 카메라폰(모델 E800) 조형물을 설치해 현지인의 관심을 끌고 있다.

올림픽 주경기장 인근에는 ‘삼성 홍보관’도 설치하고 올림픽 성화 봉송도 코카콜라와 함께 후원해 전 세계 27개국 34개 도시에서 삼성이라는 브랜드를 널리 알렸다.

삼성전자는 2003년 말 기준 8.1%로 3위인 유럽시장 점유율을 대폭 올리고 현재 11%로 4위인 그리스 시장 점유율을 2위까지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내 인천공항에도 휴대전화 조형물을 설치했다. 12일까지 디지털TV ‘파브’를 구매하는 고객 중 1만5000명을 추첨해 이봉주 선수가 마라톤에서 우승할 경우 30만원씩을 돌려주는 ‘우승 기원’ 이벤트도 연다. 아울러 32인치 액정화면TV와 42인치 프로젝션TV, 29인치 브라운관TV 한정모델을 20만∼30만원씩 특별할인 판매한다.

LG전자는 아테네의 입구라 불리는 피레우스항과 각종 경기가 열리는 그리스 주요 도시를 왕래할 대형 여객선의 외벽에 자사 로고와 함께 액정화면(LCD) TV, 휴대전화 등을 소개하는 문구를 넣는 방식으로 현지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사진제공 LG전자

▼LG전자 앰부시 마케팅 활발=아테네 올림픽이 다가옴에 따라 올림픽을 공식 후원하지 못하는 LG전자는 앰부시(ambush)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아테네에서 지하철을 타면 LG전자 휴대전화와 액정화면(LCD) TV 제품 광고로 도배가 된 열차를 만날 수 있다. 또 섬이 많은 그리스의 특성을 살려 대형 여객선의 외벽에 LG전자 상품 광고를 진행하고 있다.

앰부시 마케팅이란 공식 후원업체가 아니면서도 참가 선수단 등을 후원하는 방식으로 고객에게 관련 기업이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판촉 전략. 2002년 한일 월드컵 때 SK텔레콤이 월드컵 응원단인 ‘붉은 악마’를 후원하며 월드컵 공식후원업체인 KTF 못지않게 짭짤한 재미를 본 것이 좋은 사례다.

LG전자는 지난달 31일 중국 탁구 국가대표선수에게 최신 카메라폰을 증정하는 행사를 열며 본격적인 올림픽 마케팅에 나섰다.

탁구 세계 최강인 중국팀을 후원하면서 올림픽 경기를 통해 중국 내에서 LG전자의 휴대전화 인지도를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허진석기자 james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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