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로 중동으로 ‘변방의 감독’…조국서도 무명

  • 입력 2004년 6월 18일 23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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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본프레레 감독. 생소한 이름이다.

한국축구대표팀 사령탑에 올랐다는 소식을 듣고 이리저리 기억을 더듬어봤으나 떠오르지 않는다.

네덜란드는 축구의 나라. 필자도 초등학교 6학년 때인 1992년에 네덜란드로 건너온 뒤 축구에 관한 것이라면 신문과 잡지를 샅샅이 훑을 정도다. 그러니 본프레레 감독이 알려진 지도자라면 분명히 이름 정도는 기억하고 있어야 했다.

인터넷 사이트를 뒤져봐도 이렇다 할 자료가 보이지 않았다. 96애틀랜타올림픽에서 나이지리아를 정상에 올려놓았다는 얘기만 확인할 수 있었을 뿐이다.

본프레레 감독이 한국 축구를 맡게 됐다는 뉴스는 방송에 짧게 소개됐다. 그보다는 유로2004에서 성적이 시원찮은 네덜란드 대표팀과 유럽 각국 대표팀에 대한 소식이 스포츠뉴스의 대부분이다.

왜 그럴까. 아마도 본프레레 감독이 조국인 네덜란드보다는 외국, 그것도 아프리카와 중동 등 축구의 ‘변방’만 떠돌았기 때문이리라. 선수로도 MVV 마스트리히트 클럽에서 뛴 게 프로 경력의 전부다. 그러니 내로라하는 축구팬들도 그의 이름을 듣고 고개를 갸웃거릴 수밖에….

거스 히딩크 전 감독이 태극전사들을 이끌고 2002월드컵에서 4강신화를 엮어낸 데 이어 다시 네덜란드 출신 감독이 한국 축구를 맡았다. 그러고 보면 네덜란드는 한국 축구와 인연이 깊은가 보다. 네덜란드에서 살고 있는 나도 괜히 어깨가 으쓱거려진다.

히딩크 전 감독 때문에 한국과 네덜란드는 특별한 관계가 됐다. 본프레레 감독이 2년 뒤 독일월드컵에서 다시 ‘태극전사의 기적’을 이끌어낸다면 두 나라는 더욱 특별한 관계가 될 것이다.

본프레레 감독, 파이팅!

네덜란드=최삼열통신원 sammychoi@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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