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케냐 폴 터갓 “아테네올림픽 내 적수는 이봉주”

  • 입력 2004년 5월 19일 18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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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냐 폴 터갓
케냐 폴 터갓
‘이봉주가 우승후보’

마라톤 세계기록 보유자인 폴 터갓(케냐)이 2004아테네올림픽에서 월계관을 다툴 최대 경쟁자로 이봉주(삼성전자)를 지목했다.

터갓은 19일 스폰서사인 나이키와 함께 아테네 마라톤 코스를 답사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고온다습하고 언덕이 이어지는 아테네코스는 보스턴마라톤 코스와 매우 유사하다. 보스턴에서 강점을 보인 이봉주가 가장 강력한 경쟁자가 아닐 수 없다"고 밝혔다.

이봉주는 2001년 보스턴마라톤에서 2시간9분43초의 기록으로 우승한 적이 있다. 당시 기온은 섭씨 10도.

터갓은 또 “케냐는 최고의 마라토너를 배출해왔지만 올림픽 무대에서는 한번도 우승하지 못했다. 케냐에 반드시 금메달을 안겨주고 싶다”며 “이번 마라톤은 어느 때보다도 치열한 정신력 싸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터갓은 지난해 9월 베를린마라톤에서 2시간4분55초로 우승, 인간한계로 여겨지던 2시간5분 벽을 깨뜨린 현역 최고의 선수. 2001년 런던마라톤에서 2시간8분15초를 기록한 뒤 풀코스 5번째 도전인 2003베를린마라톤에서 세계 최고 기록을 수립했다.

아테네올림픽에서도 가장 강력한 금메달 후보로 꼽히는 터갓은 올 초 한국과 일본 스페인 등 고온다습한 기후에 강한 선수들을 라이벌로 지목했으나 특정 선수를 우승후보로 꼽은 것은 처음.

지난해 8월 파리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마친 직후 아테네마라톤 코스를 답사했던 이봉주도 “보스턴보다 언덕이 많은 사상 최고의 난코스”라며 “정신력이 관건이 될 것”이라는데 이견이 없다.

이 때문에 지난달부터 중국 쿤밍에서 고지대 훈련 중인 이봉주는 24일 귀국한 뒤 강원도로 이동, 7월까지 언덕훈련에 중점을 둘 계획이다.

한편 “아테네올림픽이 마지막 올림픽 출전”이라고 밝힌 터갓도 케냐에서 올림픽 직전까지 고지훈련을 통해 이봉주와의 승부에 대비한다.

▽아테네와 보스턴 마라톤 코스는…

97년 아테네세계육상선수권대회 마라톤에 출전, 올림픽코스를 직접 경험한 백승도 삼성전자 코치에 따르면 내내 오르막이 이어지고 30km를 넘어서면 탈진 증상을 보일만큼 쉽지 않은 코스라는 평. 코스의 표고차가 약 250여m에 이르고 출발점부터 32km지점까지 계속되는 오르막에다 섭씨 35도를 웃도는 기온, 70%의 습도로 완주가 가능할 지도 의문이라는 것이 삼성전자 육상단의 분석.

보스턴 코스도 언덕이 많고 후반에 오르막이 이어진다는 점에서는 아테네와 비슷하지만 성격은 약간 다르다. 초반부터 오르막이 이어지는 아테네와는 달리 보스턴 코스는 20km 지점까지 내리막에 평지가 이어진다. 또 약 26km지점부터 완만한 오르막을 보이다가 32km지점부터 악명 높은 ‘상심의 언덕’(Heartbreak Hill)이 시작돼 후반에 강한 선수가 유리하다. 표고차는 150여m. 보스턴은 최근 2년간 4월 이상 고온 현상으로 30도를 오르내렸지만 대회 기간중 평균 기온이 20도 이하.


김상호기자 hyangsan@donga.com

아테네=외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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