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지영준의 ‘이봉주 따라하기’…35km후 스퍼트서 놓쳐

  • 입력 2004년 3월 14일 18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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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2004서울국제마라톤 겸 제75회 동아마라톤에서 지영준(23·코오롱)의 작전은 ‘철저한 이봉주 따라하기’

코오롱 정하준 감독은 대회 하루 전인 13일 “30km까지는 이봉주(34·삼성전자)의 뒤를 따라가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레이스 운영 요령이 미숙한 지영준에게 이봉주의 경험을 배우게 하는 것 만큼 좋은 교육은 없었기 때문.

‘한국마라톤의 현재와 미래’ 이봉주와 지영준의 국내대회 첫 맞대결은 이렇게 진행됐다.

두 선수가 같은 대회에서 경쟁한 것은 지난해 8월 세계육상선수권대회(이봉주는 2시간10분38초로 11위, 지영준은 2시간20분21초로 52위)이후 두 번째.

당시 레이스 흐름을 놓쳐 크게 고전했던 지영준은 이날 정 감독의 지시대로 이봉주의 곁을 떠나지 않았다.

97년 조선일보춘천마라톤이후 국내 대회 출전이 7년 만인 이봉주의 표정엔 여유가 넘쳤다. 트레이드 마크였던 태극문양의 머리띠를 풀어 버린 이봉주는 초반 공격적인 레이스를 펼쳤다.

이에 비해 지난해 서울국제마라톤(2위)에서 혜성처럼 등장한 지영준의 표정은 긴장으로 다소 굳은 표정, 30km 지점까지 선두 그룹을 지킨 지영준은 레이스 내내 이봉주를 앞서지 않았다.

나란히 달리거나 바로 뒤쪽에서 따라붙으며 이봉주의 레이스 운영을 배웠고 힐끔힐끔 이봉주를 훔쳐보며 표정을 살피기도 했다.

두 선수가 다른 길을 가기 시작한 것은 35km 지점부터. 거트 타이스(남아공)와 윌리엄 킵상(케냐), 이봉주가 선두 경쟁에 나서며 스피드를 끌어올리자 지영준은 팔다리의 움직임이 커지며 지친 기색이 역력하더니 선두그룹에서 이탈했고 끝내 거리를 좁히지는 못했다.

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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