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만 잘하면 될줄 알았는데…" 김병현 회견

  • 입력 2003년 11월 14일 16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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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현 선수는 ‘사진기자 폭행 시비’와 관련해 “단지 그것은 제 사생활을 임의로 무례하게 찍으려고 하는 사람과 사생활을 보호하려는 저 사이에서 벌어진 실랑이로 생각한다”고 14일 밝혔다.

김 선수는 이날 오후 4시 서울 강남컴티넨털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팬들에게 사과한 뒤 “어떤 목적으로 어떻게 쓰여질지도 모르는 사진을 찍으려고 하는 상황에서, 촬영을 거부한 것이 저로서는 당연한 행동이었다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그 분이 아끼던 물건이 파손된 점에 대해서 인정한다. 사법부의 판단에 따라 책임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저는 그저 야구선수는 운동장에서 야구만 잘하면 되는 줄 알았다. 그러나 그것을 제외한 많은 부분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노력해야한다는 것을 배웠다”면서 “이제는 저를 아끼는 모든 분들에게 먼저 다가가 저를 알리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다음은 김병현과의 일문일답.

--이번 사태에 대한 심정은

▲카메라를 던진 것은 제 잘못이다. 2년 전 모교 방문에서 (기자들이 들이닥쳤을 때) 도망쳤을 때처럼 이번에도 그랬어야 했는데... 내 불찰이다.

--당시 상황은 어땠나

▲처음 보는 기자가 아무 말없이 사진을 찍어댔다. "아저씨 찍지 마세요"라고 분명히 말했지만 반말로 "너 취재방해하면 어떻게 되는지 알아"라고 하길래 필름을 뺏기 위해 실랑이를 벌였다. 카메라는 그 와중에 떨어진 것이고 그 후 플래시를 집어 던졌다. 악의적인 감정은 없었다.

--만약 기자가 아니라 팬이 사진을 찍으려 했다면

▲먼저 많은 팬들이 "찍어도 될까요?"라고 물어봤고 전부 다 그렇게 해줬다. 허락없이 찍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에 '여러분들도 바뀌셔야 합니다'고 말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인가

▲미국에서 직접 취재하는 스포츠 전문지 기자들이 있다. 처음에는 잘 어울렸고 나 때문에 왔으니 잘 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하지도 않은 말이 부풀려 기사화되거나 했던 말은 반영이 안되는 경우도 있었다. 그래서 차라리 말을 하지 않기로 작정했었다. 있지도 않은 정신장애나 대인기피증이라는 이야기도 했다.

--미국에서 연락이 없었나

▲에이전트로부터 전화가 왔었다. 9월에 있었던 '손가락 사건'의 연속이 아니냐며 미안해 했다. 잘 될테니 걱정하지 말고 내년 시즌을 준비하고 운동에만 전념하라고 얘기했다.

--트레이드 소문을 들었나

▲구단 전력에 이득이 된다면 누구라도 트레이드 될 수 있다. 하지만 귀국하기전에 테오 엡스타인 단장이 "내년에는 선발로 뛸 것이니 어깨 치료 잘 하고 돌아와라. 2-3년후면 넌 최고의 투수가 될 거다"고 했던 말을 믿고 싶다.

▶김병현 선수 기자회견문

조창현 동아닷컴기자 cc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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