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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3년 8월 22일 17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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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연승으로 시즌 7승째(8패)를 따낸 서재응(26·뉴욕 메츠)은 경기가 끝난 뒤 가장 먼저 이명수군(12)의 이름을 떠올렸다.
이군은 백혈병으로 뉴욕의 한 병원에서 투병했던 재미교포 어린이. 서재응은 지난달 2일 뉴욕지역 교포신문에 실린 명수군의 소식을 듣고 병실을 직접 찾아 쾌유를 기원했다. 둘은 “다음에 꼭 다시 만나자”며 헤어졌지만 이들의 재회는 이뤄지지 못했다. 명수군이 20일 세상을 떠났기 때문.
비보를 듣고 가슴아파하던 서재응은 22일 경기 전 ‘저세상으로 떠난 명수군에게 승리를 선물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리고 그 약속을 지켜냈다.
샌디에이고 파드레스전에 선발로 나선 그는 6이닝 동안 6안타를 맞았지만 연타를 허용하지 않고 1실점으로 막아내 승리의 주역이 됐다. 4회 1사 2,3루에서 동료 수비수 스쿠타로의 실책으로 1점을 내준 게 유일한 실점. 볼넷이 1개밖에 되지 않았을 정도로 특유의 정교한 제구력이 돋보였다.
서재응은 “컨디션이 그리 좋진 않았지만 1회 3점을 먼저 얻어 편안한 상태에서 던질 수 있었다”고 밝혔다. 메츠는 1회 타이 위긴튼의 3점홈런과 2회 로저 세데뇨의 2점홈런으로 5점을 미리 뽑아 서재응의 어깨를 가볍게 해줬다. 메츠의 5-1 승. 주포 마이크 피아자가 돌아온 메츠는 이미 포스트시즌 진출의 꿈이 좌절됐지만 최근 9경기에서 7승2패의 좋은 승률을 보이고 있다.
6월18일 플로리다 말린스전에서 5승을 거둔 이후 9경기에서 무승 6패의 슬럼프에 빠졌던 서재응은 17일 콜로라도 로키스를 상대로 연패의 늪에서 탈출한 뒤 샌디에이고전마저 이겨 2연승의 상승세를 탔다. 그는 28일 내셔널리그 최강팀인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를 상대로 8승에 도전한다.
한편 보스턴 레드삭스의 김병현은 이날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전에서 14-5로 앞선 9회 등판해 1이닝을 무안타 무실점으로 막았다.
김상수기자 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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