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8자 스윙’ 퓨릭 슈퍼샷…US오픈골프대회 3R

  • 입력 2003년 6월 15일 17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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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습그린에서 지켜본 타이거 우즈(미국)에게선 ‘골프황제’의 당당함은 찾아볼수 없었다.

15일 미국 일리노이주 올림피아필즈CC 노스코스(파70·7190야드)에서 열린 2003 US오픈골프대회(총상금 600만달러) 3라운드. 우즈는 경기시작 전 1시간 가까이 연습그린에서 퍼팅과 씨름했다. 거리감은 물론 방향성도 들쭉날쭉. 우즈는 연신 고개를 가로 저었고 표정은 한껏 굳어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그는 이날 홀당 무려 2개꼴인 총 35개의 퍼팅부진에 허덕이며 프로 데뷔 이후 자신의 US오픈 한 라운드 최악의 스코어(5오버파 75타)를 기록, 공동 24위(1오버파 211타)로 추락했다.

그의 자신감 부족은 출발홀인 1번홀(파5·576야드)에서도 감지됐다. 악명 높은 러프가 두려웠는지 드라이버 대신 3번우드로 티샷한 우즈는 결국 3온2퍼팅으로 파에 그쳤다. 파5홀이 두 개밖에 안되는 상황에서 선두권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버디플레이’가 필요했건만….

반면 '8자스윙' 짐 퓨릭(33·미국)은 놀라운 집중력으로 3타차 단독선두에 나서며 생애 첫 메이저타이틀을 눈앞에 뒀다. 전날 7언더파 63타를 몰아쳤던 2라운드 공동선두 비제이 싱(피지)은 전반엔 퓨릭의 무서운 기세에도 버텼지만 후반 4개의 줄보기를 범하며 자멸하고 말았다.

2003 US오픈골프대회 1R 2R 3R

퓨릭은 이날 3타를 더 줄이며 10언더파 200타를 마크, 스티븐 리니(7언더파 203타·호주)의 추격을 3타차로 따돌렸다. 200타는 올해로 제103회째를 맞는 역대 US오픈 3라운드까지의 최저타 기록을 3타나 줄인 것.

타이거 우즈가 한 갤러리의 휘파람 소리에 샷을 망친 뒤 두 팔을 들어보이며 어이없다는 표정을 짓고 있다. 올림피아필즈=AP연합

아무리 몰아치기가 능한 우즈라지만 그의 컨디션을 감안할 때 이번 대회에서 사흘연속 60타대를 기록하고 있는 퓨릭과의 11타차를 뒤집기는 버거울 듯. 특히 올 시즌 14개 대회에 출전, ‘톱10’에 10차례나 진입한 퓨릭은 이 가운데 7번이나 ‘톱5’를 마크할 정도로 일단 상위권에 진입하면 좀처럼 허물어지지 않는 ‘뒷심의 사나이다’.전반에 3타를 줄인 퓨릭은 후반 들어 버디 2개와 보기 2개를 맞바꿔 더 이상 타수를 줄이지는 못했으나 두차례 극적인 파세이브와 10m 이상의 버디퍼팅 2개가 홀에 빨려들어갔다.

한편 프로 데뷔 11년만에 두번째 US오픈에 출전한 리니는 10번홀(파4)에서 아쉬운 더블보기를 범했지만 퓨릭과 함께 사흘연속 60타대를 기록할 정도로 예사롭지 않은 샷감각을 선보였다.

2003 US오픈골프 3라운드 성적
순위선수스코어
짐 퓨릭-10200(67-66-67)
스티븐 리니-7203(67-68-68)
닉 프라이스-5205(71-65-69)
비제이 싱-5205(70-63-72)
디키 프라이드-4206(71-69-66)
이안 르갓-4206(68-70-68)
에두아르도 로메로-4206(70-66-70)
조나선 버드-4206(69-66-71)
○24타이거 우즈+1211(70-66-75)

퓨릭과 리니는 16일 오전 5시(한국시간) ‘챔피언조’로 최종 4라운드 맞대결에 돌입했다. 최경주는 전날까지 13오버파 153타로 부진, 154명 가운데 최하위권인 공동142위로 탈락했다.

올림피아필즈(미국 일리노이주)=안영식기자 ysa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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