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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3년 5월 16일 00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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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언 킹’ 이승엽(27·삼성)이 하루에 4개의 홈런을 터뜨렸다.
통산 다섯번째 홈런왕에 도전하는 이승엽은 15일 대구에서 열린 LG와의 연속경기 1차전에서 홈런 두 방을 쏘아올린 뒤 연속경기 2차전에서도 또다시 2개의 홈런을 날렸다.
이승엽은 6일 기아전에서 시즌 9호를 쏘아올린 뒤 5경기(9일) 만에 특유의 ‘홈런 몰아치기’를 시작하며 시즌 13호로 심정수(현대·12개)를 단숨에 제치고 홈런더비 1위로 올라섰다. 또한 이승엽은 1,2차전에서 9타점을 추가해 시즌 29타점으로 심정수(34타점)에 이어 이 부문 2위로 떠올랐다.
통산 281개의 홈런을 때려낸 최고의 슬러거이지만 이승엽이 하루에 4개의 홈런을 기록하긴 이날이 처음. 프로야구 통산 한경기 최다홈런은 박경완(SK)이 현대 시절이던 2000년 5월 19일 대전 한화전에서 세운 4개.
이승엽은 1차전 1회말 상대 선발투수 이승호의 시속 129km짜리 가운데 높은 슬라이더를 잡아당겨 오른쪽 장외솔로 홈런을 날렸다. 또한 1-2로 뒤진 5회 무사 1,2루에서 또다시 이승호의 구속 126km 슬라이더를 공략, 우월 3점 홈런으로 연결했다.
이승엽은 2차전 팀이 2-0으로 앞서던 3회말 무사 2,3루에서 서승화의 136km 직구를 통타, 또다시 장외로 뻗어나가는 우중월 3점 홈런을 쏘아 올린 뒤 7회에도 장문석으로부터 왼쪽 115m짜리 2점 홈런을 만들어냈다.
삼성은 1차전에서 이승엽의 홈런외에 브리또의 만루홈런을 포함 15안타를 몰아쳐 11-7로 승리했고 2차전에선 홈런 6개, 18안타로 18-4로 대승, 이날 승수를 추가하지 못한 현대를 승차 없이 누르고 단독선두에 복귀했다.
특히 삼성은 2차전 3회에 13점을 뽑아내며 각종 기록을 양산했다. 프로야구 통산 한이닝 최다루타(23개) 신기록을 세웠고 한이닝 최다 타점(13), 한이닝 최다안타(11), 한이닝 최다득점(13), 한이닝 최다타수(14) 한이닝 선발전원 득점 부문에선 타이기록을 세웠다.
1차전에서 브리또에게 만루포를 맞은 LG 전승남은 지난시즌부터 이어오던 36과 3분의1이닝 무실점 행진을 마감했다.
문학에서 벌어진 롯데-SK의 경기에선 롯데가 6-4로 승리했다. 롯데는 0-0으로 팽팽하게 맞서던 4회 안타, 볼넷, 몸에 맞는 공으로 만든 1사 만루상황에서 6번타자 박현승이 우전 적시타를 터뜨려 2점을 먼저 뽑은 뒤 이어 신명철의 가운데 안타로 2점을 추가했다.
롯데는 5회에서도 손인호가 1사1루에서 가운데 2루타로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이며 달아났다. SK 디아즈는 6회와 8회 연타석 투런홈런을 뽑아내며 혼자 4점을 챙겼지만 팀의 패배로 빛이 바랬다.
기아는 광주 현대전에서 3회 신동주의 만루포에 힘입어 5-3으로 단독 선두 현대를 꺾고 2연패에서 벗어났다. 신동주는 팀이 1-0으로 앞선 3회 2사 만루에서 바워스의 2번째 공을 강타, 115m 짜리 중월만루홈런을 터뜨렸다. 신동주는 이날 개인통산 8번째 만루포 작성으로 김기태(SK)와 함께 프로야구 통산 최다 만루홈런 공동 1위에 올랐다.한화는 두산에 6-5 신승을 거두고 4연승을 달렸다. 두산은 9연패.
▼이승엽 인터뷰 ▼
―오늘 타격감각은….
“어제 연습부터 컨디션이 좋았는데 비로 경기가 취소돼 조금 아쉬웠다.”
―심정수, 마해영 등과 홈런경쟁이 치열한데….
“정말 홈런 개수에 신경 쓰지 않는다. 더도 덜도 말고 올 시즌 딱 32개만 쳐 개인 통산 300홈런 기록만 달성했으면 좋겠다.(웃음) 홈런보다 타율을 올리는 게 더 급하다. 주위에선 홈런 욕심이 앞선다고 하는데 절대 그렇지 않다.”
―현재 컨디션은 어떤가.
“스윙궤도가 떨어져 배팅 타이밍이 늦다. 하지만 원인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점차 좋아질 것으로 믿는다.”
―슬럼프 때 심적 부담은 없나.
“나보다 집사람과 아버님이 마음고생을 많이 했다. 아버님은 그동안 내가 신경 쓸까봐 전화도 하시지 않았는데 오늘쯤은 하실 것 같다. 사실 현재 수비 집중력이 떨어져서 더 고민이다. (임)창용이한테 미안했는데 홈런을 쳐서 다행이다.”
전 창기자 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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