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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3년 1월 20일 17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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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소담스런 눈이 내린 광주구장엔 기아에 새로 입단한 두 스타를 환영하는 플래카드가 걸려 있었다. 기아의 ‘V10’은 이 두명의 어깨에 달려 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기도 했다.
진필중(31), 박재홍(30)은 기아가 최근 18억원의 거액을 들여 영입한 ‘회심의 카드’. 둘은 지난해 마무리와 거포부재를 뼈저리게 실감한 기아가 올 시즌 한국시리즈 우승을 위해 ‘쪽집게’로 뽑아낸 스타들이다.
‘차’와 ‘포’를 한꺼번에 얻은 김성한 감독은 “이제야 비로소 야구다운 야구를 할 수 있게 됐다”며 자신만만해한다.
19일 입단식을 마친 뒤 둘은 20일부터 본격적인 훈련에 들어갔다. 전날 감기몸살로 제대로 훈련을 하지 못했던 박재홍은 오전 배팅훈련에 이어 오후엔 웨이트 트레이닝장에서 다른 선수들과 똑같이 훈련을 소화해 냈다.
박재홍은 원래 광주 출신이라 사실상 고향팀으로 돌아간 셈. 그러나 현대로부터 ‘배신당했다’는 생각에 아직도 마음이 편치 않다.
“이해가 안돼요. 주위 얘기를 들어보면 돈이 필요해서 그런 것도 아니었다는데…. 김재박감독님과 단장님도 ‘위에서 결정한 일이라 어쩔 수 없다’고만 얘기하더군요.”
반면 진필중의 얼굴은 밝았다. 하도 ‘입담’이 세서 별명이 ‘CNN’으로 통하는 진필중은 웨이트트레이닝을 하면서도 입을 쉬지 않았다. “음, 승엽이는 말이야. 이렇게 몸쪽으로 찌른 다음에 바깥쪽으로 빠지게 던지면 그냥 삼진이야.”
진필중은 “이 팀이 나를 필요로 해서 데려왔다고 편하게 생각한다. 친한 선수들이 없어 서먹서먹하지만 분위기에도 곧 적응이 될 것”이라며 웃었다.
기아는 각각 1년과 2년 뒤면 모두 FA로 풀려나는 선수들을 거액을 들여 영입하는 ‘도박’을 했다. 올해 기아의 ‘도박’이 성공했음을 진필중과 박재홍이 증명해 줄지 관심꺼리다.
광주〓김상수기자 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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