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필도 붉은악마 ‘변신’

  • 입력 2002년 7월 3일 01시 33분


사진=이훈구기자
사진=이훈구기자
미국 정상의 교향악단이자 세계 3대 교향악단 중 하나로 불리는 미국 뉴욕 필하모니 관현악단이 ‘붉은 악마’로 탈바꿈했다.

2일 저녁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음악감독 쿠르트 마주어(75)의 지휘로 내한공연을 가진 뉴욕 필 단원들은 말러 교향곡 1번 ‘거인’으로 정규 프로그램을 마치고 지휘자 마주어가 퇴장한 뒤 객석의 갈채 속에 준비한 ‘비 더 레즈’ 티셔츠를 연주복 위에 덧입었다. 이어 트럼펫 호른 트롬본 등 금관악기 단원들이 일제히 일어서 레너드 번스타인의 뮤지컬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중 ‘아메리카’를 비롯한 두 곡의 앙코르곡을 연주했다.

금관파트 외의 단원들도 ‘비 더 레즈’ 티셔츠를 입은 채 몸짓으로 박자를 맞춰 연주에 호응했으며, 3800여명의 관객들은 손뼉과 환호로 연주에 답했다. 연주가 끝나자 무대 뒤에서 ‘비 더 레즈’ 티셔츠를 착용한 지휘자 마주어가 다시 등장해 객석을 향해 인사했으며, 객석은 한층 더 큰 갈채로 답례했다.

지난달 28일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 연주회를 가진 베를린 필 첼로단원들도 앙코르 순서에서 ‘비 더 레즈’ 티셔츠를 착용, 이른바 ‘세계 3대 악단’ 중 빈 필하모니를 제외한 2개 악단이 ‘붉은 악마’ 응원열기에 동참한 셈이 됐다.

독일 출신의 지휘자 마주어는 9월 프랑스 국립교향악단 음악감독으로 취임할 예정. ‘비 더 레즈’ 티셔츠를 입고 끝마친 이날 콘서트는 소규모의 음악축제 연주 등을 제외한 그의 실질적인 뉴욕 필 퇴임 콘서트로 알려졌다.

유윤종기자 gustav@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