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전 표사자" 인천 문학경기장앞 텐트 500여동 줄지어

  • 입력 2002년 6월 12일 18시 40분


미국 뉴욕주 시러큐스대학 재학 중인 윤성식씨(右) 등 3명의 미국 유학생이 인천 문학경기장에서 이틀째 천막생활을 하며 14일 한국-포르투갈전 입장권 판매를 기다리고 있다.박희제기자
미국 뉴욕주 시러큐스대학 재학 중인 윤성식씨(右) 등 3명의 미국 유학생이 인천 문학경기장에서 이틀째 천막생활을 하며 14일 한국-포르투갈전 입장권 판매를 기다리고 있다.박희제기자

16강 진출을 결정짓는 한국-포르투갈전의 입장권을 사려는 사람들이 몰려 인천 남구 문학경기장 일대가 ‘텐트촌’으로 바뀌었다.

11일 덴마크와 프랑스 경기가 끝난 직후부터 한국-포르투갈전 입장권을 사려는 시민들이 지방에서는 물론 해외에서까지 몰려와 숙박하면서 대기하고 있다.

12일 오후4시 현재 문학경기장 매표소 앞에서부터 2㎞에 걸쳐 500여동의 텐트가 설치돼 있고, ‘텐트 노숙자’들은 자율봉사단까지 구성해 질서를 유지하고 있다.

봉사원 박재혁씨(28·서울 노원구 월계동)는 “텐트를 돌며 입장권 구입의사를 물으니 총 5000여장에 달했다”며 “한 텐트에서 최대 200장까지 사겠다고 밝혀 분배문제가 또 다른 분쟁거리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대구 등에서는 현장 판매가 이뤄질 때 1인당 입장권 구입한도를 2장으로 제한했으나, 텐트별 구매 한도는 아직 정해진 선례가 없는 상태.

이에 따라 봉사단은 이날 오후 9시 현재 각 텐트에 있는 인원을 기준으로 판매량을 정하기로 ‘텐트 노숙자’들과 합의했다. 봉사단은 표 구입 질서를 유지하는 역할과 함께 암표상 적발활동에도 나설 예정이다.

미국 뉴욕주에서 온 윤성식씨(23·시러큐스대 2년) 등 3명은 봉사단으로부터 167번을 부여받은 천막에서 이틀째 노숙중이다.

윤씨는 “회사원들이 친 텐트에서는 3교대로 불침번을 서고 있어 한 텐트에서 도대체 얼마만큼의 표를 살지 가늠할 수가 없다. 입장권을 구입하지 못하더라도 한국이 16강에 든다면 원망하지 않겠다”며 포르투갈전 승리를 기원했다.

월드컵조직위원회는 경기 당일인 14일 인천문학경기장 매표소에서 남은 표를 현장 판매할 예정이며, 판매량은 해외 미판매분을 포함한 2000여장 정도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월드컵조직위원회 인천운영본부 관계자는 “입장권 판매 대행사인 영국의 바이롬사가 경기일 직전 해외 미판매분을 넘겨주기 때문에 입장권의 잔여 판매량을 아직 정확히 알 수 없는 상태”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14일 당일 매표소 앞에 줄을 선 사람들을 대상으로 1인당 2장씩 판매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인천〓박희제기자 min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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