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 “또 그 부심이냐”

  • 입력 2002년 6월 8일 23시 13분


“폴란드보다 부심이 더 신경 쓰인다.”

미국전에서의 충격적인 패배 후 10일 전주에서 폴란드와 두번째 조별리그를 치르는 포르투갈이 이고르 스람카 심판(슬로바키아)이 부심으로 나서는 데 대해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스람카 부심은 포르투갈과 악연을 갖고 있는 심판. 그는 2000년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2000)에서 포르투갈의 결승 진출을 ‘좌절시킨 전력’이 있다. 당시 포르투갈은 준결승전에서 세계 최강 프랑스와 대등한 경기를 펼치며 연장 접전을 펼쳤으나 부심으로 나선 스람카 심판이 포르투갈 수비수 아벨 샤비에르의 반칙을 선언하는 바람에 페널티킥 골든골로 프랑스에 패했다.

경기가 끝난 뒤 포르투갈 선수들은 스람카 심판에게 몰려가 격렬히 항의했고 이 때문에 누누 고메스, 파울루 벤투 등이 유럽축구연맹(UEFA)으로부터 한달간 출전정지의 징계를 받았다. 포르투갈 선수들이 이 사건으로 악감정을 갖게 된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

폴란드전에서 반드시 이겨야 하는 포르투갈로선 스람카 심판이 또다시 결정적인 판정으로 16강 진출을 좌절시킬까봐 은근히 신경이 쓰이는 눈치. 공정한 판정이 이뤄진다 해도 코칭스태프는 선수들이 당시의 기억을 떠올려 위축된 플레이를 하지 않을까 걱정이다.

선수들은 폴란드의 전력에 대해서도 경계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플레이메이커인 후이 코스타는 “현재 폴란드의 전력은 한국전에서보다 훨씬 강해졌을 것”이라며 어려운 승부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8일 육사구장에서 훈련을 소화한 포르투갈은 9일 오전 전주로 이동, 삼성연수원에 여장을 풀고 10일 경기에 대비한다.

한편 길베르토 마다일 포르투갈 축구협회장은 “선수들의 피와 땀과 눈물에 의해서만 16강 진출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를 위해 국민이 끊임없는 성원을 보내야 한다”고 호소했다.

김상수기자 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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