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선홍선수 보게 돼 꿈만 같아요”

  • 입력 2002년 5월 30일 18시 37분


(사진:원대연기자 yeon72@donga.com)
(사진:원대연기자 yeon72@donga.com)
“월드컵경기는 나와 상관없고 돈 많은 사람들만 구경가는 것인 줄 알았어요. 한국선수들의 그림 같은 플레이를 직접 볼 수 있게 되다니 믿어지지 않아요.”

다음달 14일 인천 문학경기장에서 열리는 한국-포르투갈전에 초대받은 서울 은평구 응암동 ‘소년의 집’ 초등학교 남녀축구부 어린이 38명은 30일 학교를 찾은 이동통신회사 KTF 관계자들이 전해준 국가대표팀 선수복과 입장권을 전달받고 고마워 어쩔 줄 몰라했다.

이번 월드컵 나들이는 부모 없이 살고 있는 ‘소년의 집’ 어린이들의 상처받은 동심을 축구활동으로 달래 온 공로로 올해 스승의 날에 홍조근정훈장을 받은 이 학교 유경호(柳敬浩) 체육부장의 사연이 본보 14일자 A31면에 보도되자 KTF 이용경(李容璟) 사장이 “사회복지시설의 어린이들에게도 월드컵을 구경시켜 주자”고 제안해 이뤄졌다.

KTF는 회사가 확보한 1500장의 한국전 티켓 중 750장을 보육원 장애인시설 등 사회복지시설 어린이와 소년소녀가장들을 위해 배정하고 4일 폴란드전(부산), 10일 미국전(대구), 14일 포르투갈전(인천)에 각각 250명을 초청하기로 했다.

여자축구부 주장 신수나양(13·6학년)은 “황선홍선수의 팬인데 직접 볼 수 있게 초대해줘서 너무 감사하다”며 “한국팀이 꼭 16강에 진출할 수 있도록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안상영(安商永) 교장은 “월드컵이 경기를 구경만 하는 행사가 아니라 사랑을 전하는 ‘나눔의 월드컵’이라는 것을 깨달았다”며 “우리 학교 어린이들이 축구를 보는 순간만이라도 행복감을 느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인철기자 inchu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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