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함께 뛴 동아일보 신춘문예 '동문'

  • 입력 2002년 4월 21일 15시 34분


함께 달리면서 땀을 흘리면 상대방의 새로운 모습을 이해할 수 있어요. 모든 사람들도 우리처럼 서로를 이해하려는 계기를 만들었으면 좋겠어요.

21일 제1회 전국구간마라톤대회 겸 마스터스 대회 가 열린 충남 태안군 안면읍 꽃지해수욕장.

오전 10시경, 츨발선이 있는 주차 광장을 떠나 5㎞ 구간을 35분만에 달려 함께 골인선에 도착한 하얀 운동복 차림의 여성 8명이 유난히 눈에 띄었다.

이날 대회에는 직접 뛰거나 응원을 위해 전국에서 1만여명이 몰려 북적댔지만 이들을 찾아내기는 그리 어렵지 않았다.

“엄마와 딸들일까, 아니면 시어머니와 며느리?.”

가족이나 회사 동료를 응원하던 사람들은 이들이 다정하게 골인하는 모습을 보고 궁금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이들은 다름 아닌 역대 동아일보 신춘문예에서 중편소설 부문으로 당선된 여류작가들.

1980년에 등단한 인기작가 송우혜씨(54)를 비롯해 지난해 당선된 홍은경씨(39) 등 모두 20여명이 모임을 만든 뒤 이번에 처음으로 마라톤에 도전하게 된 것. 서로 우애를 다지고 이해의 폭을 넓히기 위해서다. 한달동안 연습까지 했다.

“비록 5㎞지만 만만치 않았어요. 서로 부둥켜 안고 위로하면서 뛰었지요. 뛰고 나니 하나가 된 기분이고 또 다른 서로를 이해할 것 같아요.”

“몸이 건강해지면 작품도 건강해지지 않겠느냐”는 의미도 부여했다.

이 모임의 막내인 조민희씨(28)는 “우리 모두 마라톤을 통해 마음의 벽을 허물고 새로운 미래를 열기 위해 열심히 뛰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안면도=이기진기자>doyo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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