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손님을 잡아라”…지자체 홍보 본격시동

  • 입력 2001년 12월 2일 18시 03분



2002년 월드컵 본선 조 추첨으로 지역별 경기팀과 일정이 확정됨에 따라 각 지방자치단체들이 ‘월드컵 손님’ 맞이를 위한 본격적인 준비에 나섰다.

서울 등 10개 도시는 그동안 추진해온 숙박 통역 안전 등에 관한 준비 상황을 재점검하는 한편 지역 특색에 맞는 홍보전략으로 관광객을 최대한 유치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다양한 행사를 마련 중이다.

그러나 각 지자체의 계획이 많은 부분 중복되는 데다 경험과 노하우 부족으로 자칫 ‘돈만 쓰고 효과는 높지 않은’ 중구난방식 홍보가 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지역별로 참가국에 홍보▼

▽관광객 유치작전〓전북 전주시는 중국 관광객 유치를 위해 중국음식점들이 밀집한 완산구 다가동에 ‘간이 차이나타운’을 조성할 계획이다.

대구시는 중구 국채보상기념공원과 두류공원 일대를 ‘월드컵 플라자’로 지정해 청년비엔날레, 환경미술제, 오페라 등을 개최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볼거리(5대 고궁, 남산, 한강 등 6곳) △먹을거리(북창동, 신촌 등 5곳) △살거리(동대문 남대문시장 등 5곳) △즐길거리(잠실 롯데월드 등 5곳) 등 테마별로 관광지를 선정해 관광 특구 사업을 벌인다는 계획이다.

제주 서귀포시는 △칠선녀축제 △칠십리바다축제 △이중섭예술제 △제주민속공연 등 제주의 특색을 살린 대형 이벤트를 계획하고 있다.

▽홍보사절단 파견〓인천시는 인천시립무용단 등으로 문화사절단을 구성해 프랑스 등 경기 참가국에 보내 월드컵 경기가 열릴 때까지 인천을 홍보토록 할 예정이다.

대전시도 경기가 결정된 스페인 등 4개국 기자들에게 준비 상황과 도시 특성, 관광지 안내 등을 담은 비디오 CD 팸플릿 등의 홍보물을 전달하고 이들 국가에 홍보단을 파견할 방침이다.

▽시설 확충 및 점검〓광주시는 중국인 관람객을 위해 서구 치평동 상무신도심 내 상무시민공원에 텐트촌을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울산시는 월드컵 지정 숙박시설에 대해 교통유발부담금을 절반으로 깎아주고 한 달에 한 번씩 무료로 방역을 실시할 계획이다.

부산시 관계자는 “지정숙박업소 선정 등 준비를 끝내고 지금은 친절과 안내교육, 위생점검 등에 행정력을 모으고 있다”고 말했다.

▽중복 홍보전〓경기 수원시는 이달 초 중국 내 33개 여행사 대표들을 초청하는 행사를 벌이는 한편 내년 2월엔 중국 6대 도시를 상대로 현지설명회를 열 계획이다. 전북 전주시도 중국에 관광객 유치단을 보내 여행사 등을 상대로 홍보활동을 펼 방침이다.

▼예산 2중3중으로 낭비▼

▽국가 차원의 관광 홍보 정책 절실〓지자체들이 제각각 홍보 전략을 세우기보다는 국가 차원의 종합적이고 통합적인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경주세계문화엑스포조직위원회 이필동(李泌東) 행사운영실장은 “지자체들이 제각각 홍보를 하다 보니 2중 3중으로 돈만 쓰고 효과는 적다”며 “정부가 기본 룰을 정하든지 시스템을 통합해서 공동으로 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전문가들은 또 외국에서는 흔한 ‘시티 투어’의 개발도 서두르는 등 외국인들이 선호하는 관광거리가 무엇인지를 파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훈기자·전국종합>dreamlan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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