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상]日 다카하시 여자마라톤 세계기록

  • 입력 2001년 10월 3일 18시 39분


다카하시 나오코가 세계 최고기록을 세운 뒤 타임보드 옆에서 활짝 웃고 있다.
다카하시 나오코가 세계 최고기록을 세운 뒤 타임보드 옆에서 활짝 웃고 있다.
‘일본 여자마라톤 영웅’ 다카하시 나오코(29)는 지난해 시드니올림픽 여자마라톤에서 월계관을 쓴 뒤 “달릴 때가 가장 즐겁다”고 말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뛰면 행복한 여자’ 다카하시가 지난달 30일 열린 제28회 베를린마라톤에서 ‘마의 20분벽’을 무너뜨리며 2시간 19분 46초로 세계 최고기록을 세웠다. 2년 전 이 대회에서 테글라 로루페(케냐)가 작성했던 종전 최고기록(2시간 20분 43초)을 57초 단축한 것.

▽세계 최고기록은 올림픽 금메달과 동급〓다카하시는 “내 생애 최고 목표는 두 개였다. 하나는 올림픽 금메달, 또 하나는 세계 최고기록. 그 목표를 모두 달성해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다카하시는 지난해 시드니올림픽 우승 이후 단 한 개의 대회에도 출전하지 않으며 세계 최고기록을 위해 준비해왔다. 8월 캐나다 에드먼턴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도 과감히 포기했다. 6번 풀코스 도전에 98방콕아시아경기와 2000시드니올림픽 제패에 이어 세 번째 쾌거.

▽일본 여자마라톤의 힘〓이제 세계 여자마라톤은 ‘일본 시대’. 다카하시를 제외하고도 올 시즌 2위 기록(2시간 23분 11초)을 세운 시부이 요코 등 15명이 20분대를 기록 중.

▽세계 최고기록의 산실 베를린 코스〓베를린코스는 코스가 비교적 평탄하고 굴곡이 심하지 않아 세계 최고기록의 산실로 꼽힌다. 다카하시가 8일 열리는 시카고 마라톤 출전을 고려했다가 결국 베를린 출전으로 방향을 튼 것도 시카고는 35번의 턴이 있는 반면 베를린은 11번의 턴밖에 없어 코스가 맘에 들었던 것. 이 코스에서 98년 호나우두 다 코스타(브라질)가 당시 남자 세계 최고기록(2시간 06분 05초)을 세우는 등 남녀 최고기록이 계속 쏟아지고 있다.

▽한국여자마라톤의 현실〓97년 조선일보 춘천마라톤에서 권은주(당시 무소속, 현 삼성전자)가 2시간 26분 12초의 한국 최고기록을 세운 뒤 4년째 2시간 30분 이내에 드는 선수가 없는 상황. 반면 북한은 정성옥이 99세비야세계육상선수권에서 2시간 26분 59초로 우승한 이래 2시간 30분 이내의 기록을 가진 선수만도 김창옥 황금실 정선옥 등 5∼7명에 이르고 있다.

<양종구기자>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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