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분석]샌프란시스코 타선분석

  • 입력 2001년 4월 6일 17시 53분


박찬호의 두번째 상대는 지난시즌 내셔널리그 서부지구에서 우승을 차지한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슈퍼 스타 배리 본즈를 축으로 정교한 조직력이 돋보이는 샌프란시스코는 흔히 '배리 본즈의 팀'이라고 불리울만큼 본즈가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이다.

그러나 지난시즌에는 본즈 외에도 제프 캔트, 엘리스 벅스 등 주전 멤버들이 고른 활약을 펼쳐 과거와는 다른 모습을 보였다.

샌프란시스코 타선이 지난시즌 기록한 득점은 925점. 이 수치는 내셔널리그 득점 부분에서 3위를 차지할 정도로 높은 수치이며 박찬호의 LA 다저스(798득점)보다 무려 100점 이상이 높았다.

결국 팀이 서부지구에서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던 것도 이렇듯 높은 득점력을 선보인 팀타선의 영향이 절대적이었다.

그러나 올해는 지난시즌과 다를 것으로 예상된다. 그것은 스토브리그 기간 동안에 특별한 전력보강이 이루어지지 않은데다가 팀라인업에서 큰 역할을 담당했던 빌 밀러와 엘리스 벅스가 팀을 떠났기 때문이다.

밀러는 2번 타순에서 많은 득점찬스를 제공해주는 윤활유같은 역할을 담당했고 벅스는 배리 본즈, 제프 캔트와 함께 중심타선에서 해결사 역할을 담당한 선수.

이들의 빈자리를 아만도 리오스나 러스 데이비스가 메꾸지만 지명도나 타자의 능력 면에서 위의 선수들보다 한 수 아래에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샌프란시스코의 예상 라인업을 살펴보자.

「예상 타순」 - 지난시즌 성적

마빈 버나드(중견수) - 0.263, 12홈런, 55타점, 22도루

리치 오릴리아(유격수) - 0.271, 20홈런, 79타점

배리 본즈(좌익수) - 0.306, 49홈런, 106타점

제프 캔트(2루수) - 0.334, 33홈런, 125타점

J. T.스노우(1루수) - 0.284, 19홈런, 96타점

아만도 리오스(우익수) - 0.266, 10홈런, 50타점

러스 데이비스(3루수) - 0.261, 9홈런, 24타점

바비 에스텔레아(포수) - 0.234, 14홈런, 53타점

팀타선의 최대강점은 역시 특유의 조직력이다. 지난시즌의 성적을 살펴보면 이러한 특성을 쉽게 알 수 있다.

1번 타자인 마빈 버나드부터 8번 타자인 바비 에스텔레아까지 상대 투수들이 어느 누구 하나라도 쉽게 상대할 수 없을만큼 조그만한 빈틈도 보이지 않는 것이 샌프란시스코의 타선이다.

팀타선의 핵심은 배리 본즈와 제프 캔트를 축으로 하는 중심타선. 막강한 파괴력을 느낄만큼의 중량감을 지닌 것은 아니지만 어느 팀과 비교해도 결코 뒤지지 않는 득점생산력을 자랑한다.

본즈는 새삼 설명이 필요없는 메이저리그 최고 강타자 가운데 한명이다.

뛰어난 선구안, 정확한 타격, 막강한 파워 등 한마다로 약점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타격에 관한 모든 것을 갖춘 선수다. 지난 시즌에는 30대 중반의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캐리어 최다 홈런기록을 작성할 정도.

캔트는 지나시즌 내셔널리그 MVP가 말해주듯히 현재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과거에는 선구안 부분에서 문제점을 드러냈으나 지난시즌 3할대 타율, 4할대 출루율을 기록하며 이러한 약점도 서서히 고쳐지고 있는 상황. 마빈 버나도와 배리 본즈가 만들어 놓은 찬스를 득점으로 연결시키며 팀타선의 실질적인 해결사 역할을 담당한다.

J. T. 스노우는 올시즌 팀타선의 열쇠를 쥐고 있다.

지난 시즌 팀의 5번 타자로 인상적인 활약을 펼친 엘리스 벅스의 공백을 메꾸어야 하기 때문. 즉 스노우가 본즈와 캔트를 얼마나 받쳐주느냐에 따라 올시즌 팀의 득점력이 크게 좌우될 것이다. 스노우의 활약이 미미하다면 그만큼 본즈와 캔트에 대한 견제도 늘어나게 된다.

스노우는 공격력 보다는 수비력이 돋보이는 선수. 95시즌 이후 6년 연속 골드글러브를 수상할 정도로 1루 수비에 관한한 메이저리그 최고로 손꼽힌다. 그렇다고 공격력도 아주 뒤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매년 20개 이상의 홈런을 기록할 수 있는 파워와 세자리수의 타점을 기록할 충분한 능력을 지니고 있다.

중심타선은 돋보이지만 나머지 타선들은 극히 평범한 수준.

사실 샌프란시스코의 1, 2번 타순은 뛰어나다고 말할 수는 없다. 마빈 버나드는 리드오프로서의 능력이 평범한 수준이고 더구나 빌 밀러마저 시카고로 떠나 버렸다. 2번 타순을 맡은 리치 오릴리아는 장타력이 돋보이기는 하지만 정작 중요한 출루율에서는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하위타선의 중량감도 지난시즌보다 떨어지기는 마찬가지. 오릴리아가 2번, 스노우가 중심타선으로 올라가면서 상대적으로 하위타선이 취약해졌다.

젊은 선수들인 아만도 리오스, 바비 에스텔레아가 점점 성장세에 있기는 하지만 아직은 검증이 되지 않는 상태이고 러스 데이비스는 타격보다 수비력에 기대를 걸어야 할 형편.

이렇듯 전체적으로 보면 지극히 평범하면서도 지난시즌보다 떨어지는 타선이지만 그 어느 누구도 쉽게 평가할 수 없는 것이 샌프란시스코의 모습이기도 하다.

그것은 바로 더스틴 베이커 감독의 탁월한 용병술 덕분. 요소요소에 선수들을 배치해 팀의 득점력을 극대화시키는데 탁월한 능력을 발휘하고 있는 베이커의 능력은 샌프란시스코에 대해 어떠한 예측을 불가능하게 만들어버리게 한다.

더구나 샌프란시스코는 풍부한 백업멤버를 지니고 있다. 캘빈 머레이, 에릭 데이비스, 페드로 펠리스, 덕 미라벨리 등 팀의 주전들과 기량차이가 거의 없는 선수들의 존재가 베이커 감독의 용병술을 더욱 더 빛내주고 있는 것이다.

김용한/동아닷컴 객원기자 from0073@dreamx.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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