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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0년 8월 20일 17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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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은 이날 승리로 16승2패(승점 44)로 13승7패(승점 31)인 2위 전북과의 격차를 4경기 이상 벌이며 챔피언 결정전 직행을 예약했다.
이날 '안양 찬가'의 주인공은 해트트릭을 기록한 프로 2년차 왕정현(24).
왕정현은 지난해 배재대를 졸업하고 안양에 3순위로 입단했다.주위에서 '쓸만한 선수'라는 얘기를 들은 조광래 감독이 일주일간 테스트를 해본 결과 근성은 부족하지만 기술과 경기감각이 뛰어나 다듬기 나름이란 결론을 내리고 지명 순서를 앞으로 당긴 것.
조감독의 기대와 달리 그는 지난해 프로에 적응을 못했다.근성과 프로의식이 부족해 '아마추어축구 하느냐'는 질책을 받기 일쑤였다.조감독은 무려 3차례나 그를 2군으로 내려보내는 극약 처방도 썼다.
올 5월 1군에 복귀한 그는 달라져 있었다.교체멤버로 투입되곤 했지만 과감한 공격력과 근성을 보이며 최용수와 드라간 사이에서 상대 수비진을 휘젓는 '비밀 병기'로 둔갑했다.
이날 경기 직전까지 그의 주전 투입을 놓고 용병 쿠벡과 저울질했다는 조감독은 세밀한 기술 등 최용수보다 좋은 자질을 많이 갖추고 있다."근성만 더 키우면 용수보다 큰 재목이 될 수 있다 "며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패장인 최만희 전북 감독도 그에 대해 "사실은 지난해 우리가 뽑으려다 놓친 선수"라며 "개인기와 감각이 뛰어나 앞으로의 성장이 더 기대된다"고 말했다.
<배극인기자>bae215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