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검다리]벤 존슨보다 빠른 소매치기

  • 입력 2000년 7월 13일 18시 58분


‘소매치기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보다 더 빨랐다.’

벤 존슨(캐나다)은 88서울올림픽 당시 남자 100m에서 9초79라는 경이적인 기록으로 우승했지만 금지약물 복용 사실이 드러나며 선수자격이 박탈됐던 비운의 스타. 당시 존슨의 기록은 11년이 지난 지난해에야 모리스 그린(미국)이 타이기록으로 세계기록을 경신했을 만큼 엄청난 기록. 하지만 존슨도 목숨 걸고 덤비는 소매치기보다는 빠르지 못했다.

13일 AP통신에 따르면 존슨은 로마에 잠시 들렀다가 2인조 집시 여인들에게 7000달러와 신용카드 신분증 등이 든 지갑을 소매치기당했다. 15초쯤 지나 지갑이 없어진 사실을 안 존슨은 이들 2인조 소매치기를 뒤쫓았지만 나이 많은 여인은 이미 지갑과 함께 인근 지하철역사를 통해 유유히 사라진 뒤였고 함께 있던 10세의 소녀만 겨우 붙잡아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이 몇 명의 용의자 사진을 보여줬지만 결국 지갑을 훔쳐간 집시여인을 찾지 못한 존슨은 “모든 것이 너무나 빨리 이뤄졌다”며 이들의 신속성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 수밖에 없었다고. 존슨은 88서울올림픽에 이어 93년 약물 복용 사실이 재차 적발돼 영구제명됐고 지난해부터는 리비아에서 국가원수 카다피의 아들이자 축구선수인 사드 카다피의 개인 트레이너로 일해왔다.

<김상호기자>hyangs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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