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大 소재무교수 "금강산은 살아있는 통일교육의 장"

  • 입력 2000년 3월 23일 19시 37분


“금강산은 관광명소일 뿐만 아니라 살아 있는 통일교육의 장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했습니다.”

22일 건국대 대학생 1100여명과 함께 3박4일간 금강산방문을 마치고 돌아온 이 학교 학생처장 소재무(蘇在武·43·체육교육과·사진)교수.

소교수는 “당초 학생회 간부들을 비롯해 1000여명의 학생들을 데리고 북한땅에 들어간다는 계획에 대해 학교 안팎에서 ‘무모하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많았지만 단 한건의 불미스러운 사고도 없이 성공적으로 방문을 마쳐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학교측이 금강산 단체방문을 추진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11월. 그러나 계획이 최종 확정된 것이 이달 초였을 정도로 추진과정에 어려움이 많았다. 재원조달도 문제였지만 일부 운동권 학생들이 ‘사고’칠 가능성이 많다는 우려를 전해 온 정부기관의 눈길도 적잖은 부담이었다.

결국 방문참가 학생들은 무작위 추첨을 통해 선발됐고 1인당 60여만원에 달하는 경비도 학교측이 부담했다. 이같은 문제들을 무릅쓰고 추진한 이번 방문이 분단 및 통일체험의 산 교육의 장이 됐다는 점에서 성공적이었다는 게 학교측과 관광사업을 운영하는 현대 관계자들의 평가다.

소교수는 특히 “북측 안내원들과 직접 대화를 나누며 차창 밖으로나마 피폐한 주민들의 생활상을 목격한 것이 개인적인 일에만 몰두하는 신세대 학생들에게는 분단현실을 실감하는 큰 자극제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마지막날 온정리에서 열린 평양모란봉교예단의 공연 때는 공연 개시 이후 가장 많은 박수갈채와 환호성을 보내줘 북측 관계자들도 크게 고무됐다는 후문.

소교수는 “이번 방문은 대학이 캠퍼스를 벗어나서도 훌륭한 교육을 할 수 있으며 이를 위해 대학이 충분한 준비와 함께 과감한 ‘투자’를 해볼 필요가 있음을 보여줬다”고 자평했다.

<박윤철기자> yc9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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